"작가님 너무 어려워요."
"열 번 만 읽으면 알 수 있어요."
아우야요 작가의 그림책 '점점점'에는 글자가 없다.
글자 없는 그림책을 여러 권 읽어 보았지만, 이번 책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열 번을 다시 읽으면 알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열 번을 읽었다. 그림도 꼼꼼히 보았다. 솔직히 말하면 반은 이해가 되고 반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이해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와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시청자들은 저마다 다른 해석을 한다. 하지만 글자 없는 그림책은 좀 다르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인물들이 하는 행동의 의도와 목적도 알 수 없다. 친절하지 않은 책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의 모든 속내를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상대가 알아채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것을 굳이나 들쑤셔서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불편하다.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림을 그렸는지 글로 쓰지 않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모자랐다.
다시 책을 보았다. 여전히 작가의 마음을 알 수 없지만,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본다. 작가의 그림을 나의 세계로 가지고 온다. 나의 글로 이야기를 완성했다. 작가의 마음은 생각지 않기로 했다. 이미 나의 이야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불친절하지만 매력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