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면 멋질 줄 알았는데 꽝이었고
마흔은 어떻게 살지? 오십은? 살아 뭐하나 죽어야지 그랬는데. 오십,
똑같아 오십은 그렇게 갑자기 진짜로 와.
난 열세 살에 낮잠자고 딱 눈뜬 것 같애.
팔십도 나랑 똑같은걸.
-나의 해방일지-
서른이 지나고 마흔도 지나고 오십이 되었다. 성인이 된 아들이 물었다. 엄마는 인생에서 언제가 가장 좋았냐고. 나는 지금이 좋다고 말했다.
처음 발령 받고 선생님이 되었을 때 아침밥 하고 아이들 챙기느라 자기 단장 못하는 선생님들을 이해 못했고, 내 아이를 기르면서는 입시문제로 걱정하는 선배들이 유난스럽게 보였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바로 내 모습이었다. 나도 그렇게 오십이 되었다.
사십 중반이 지나고 나니 일상이 안정되고 내 마음이 좀 나아지더라. 오십이 되어 누구 하나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으니 살 것만 같다. 나는 열세살로 돌아가는 것은 꿈도 꾸고싶지 않다. 팔십에는 오십이 그립지 않은 할머니가 되어있으면 좋겠다.
나는 나이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