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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라미 4시간전

엄마, 정신적 수동성이 부족해요.

2024. 07. 03

장맛비가 그치고 날이 뜨겁다. 제주도 여행을 떠날 마음에 아침부터 분주했다. 우체국 문자 메시지. ‘귀댁의 등기를 우편함에 보관하였습니다.‘ 어제 받지 못한 아들의 편지가 왔다.

한걸음에 1층까지 뛰어 내려갔다. 훈련소에서 보낸 아들의 편지라니 가슴이 떨린다. 내 큰아들은 이 더운 시기를 훈련소에서 보내고 있다. 봉투를 곱게 뜯어 아이가 꾹꾹 눌러쓴 편지를 읽었다. 내가 기대했던 감동 따위는 없었다. 힘들다. 보고 싶다. 잘 참아보겠다.


그중 내 눈에 꽂힌 문장

”엄마 저는 정신적 수동성이 없어 군대 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

정신적 수동성이 뭘까? 시키면 시키는 대로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하는 것.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 나쁘게 말하면 따지기 좋아하고 좋게 말하면 합리적이랄까?

큰일이다.  부디 어미 닮은 성질은 접어두고 잘 지내기를 바란다.

수학강사 정승재가 말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마음속으로 늘 되뇌었다고 한다.

“나는 개다.”

 

아들은 아들이고 나는 바다가 보이는 제주도 숙소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앉아 나의 오늘을 즐기고 있다.

저녁은 뭐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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