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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빛 Jul 11. 2024

나도 삼촌이 있었다.

사자 삼촌 - 김소선

나는 아직도 궁금한 게 있다. 친가에서는 아버지의 형들을 큰아버지라 부르는데 외가에서는 큰외삼촌이라 부른다. 두 분 모두 삼촌인데 큰 외아버지는 이상하지만 큰삼촌은 편하지 않은가? 큰삼촌. 큰외삼촌.  떨어진다.


 엄마는 5남매 중 셋째 딸이자 외동딸이다. 내게는 네 명의 외삼촌이 있었다. 막내 외삼촌은 내가 초등학교시절 고등학생이어서 나와 같이 자랐다. 방학이면 나는 외할머니 댁에 머물며 외삼촌과 함께 놀았다. 오빠 같은 삼촌은 따뜻했고, 친절했다. 그리고 참 잘 생겼었다.


중학교를 입학하기 전 제대를 며칠 앞둔 외삼촌의 실종 소식이 집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입학식 전 날 엄마는 방바닥을 뒹굴며 악을 쓰고 울었다. 중학생이 되면 교복 입은 모습을 외삼촌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퉁퉁 부은 눈으로 혼자 입학식에 가야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잃은 슬픔을 너무 어린 나이에 알게 되었다. 가끔 꿈에 외삼촌이 보인다. 고등학생 때 나를 데리고 낚시를 가서 민물새우를 잡아 라면을 끓여주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다. 외삼촌은 좋겠다. 늙지 않아서. 늘 환하게 웃고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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