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언제쯤 끝날런지 비가 지겹다. 토요일 아침 존경씨는 여전히 밭에 갔다. 둘째 아들이 알바를 하는 날이라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떨치고 일어나 기사대기 중이다.
나는 길치다. 한번 가본 그곳을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쳤다. 늦으면 안 된다고 짜증을 부리고 말을 잘라먹는다. 화를 내봤자 출근하는 아이 맘 상할까 대꾸도 않고 조용히 있었다. 차문 닫는 소리가 유난히 컸다.
아들이 내리고 나는 말했다.
" 나쁜 새끼!"
엄마가 어릴 적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딱 너 같은 새끼 낳아라."
그 나쁜 새끼는 나를 닮았다.
엄마한테 잘 할걸 그랬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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