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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정저장소 Dec 13. 2020

침묵

넌 나랑 맞는 친구일까

‘오우 뭐야, 얘 나랑 분명히 잘 맞고 괜찮은 애인데
오늘따라 왜 이리 재수 없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고, 마음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어떨 땐 ‘얘가 왜 이럴까..’ 하며 재수 없을 때가 있다.

진짜 찐으로 친한 애들은 “너 재수 없어”라고 장난으로 말하기라도 하는데,
찐 친구 사이까진 아닐 때에는 막막하다.

한대 쥐어박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차마 솔직하게 재수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
짜증 나서 아예 안 만나버리기엔 가끔은 정말 잘 맞고 좋은 사람 같고.

나는 이런 애매한 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이 들었다.
잘 맞아서 잘 지내고 붙어 다니다가 갑자기 재수 없게 굴면 이것도 또 하나의 스트레스니까.

내 정신건강을 위해 방안을 찾아봤다.
과연 이런 친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괜히 이 친구랑 같이 있다가 또 재수 없게 굴면 짜증 나니, '앞으로 그냥 필요할 때만 찾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나는 누군가를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침묵이었다.
그래도 잘 맞는 친구인데 이러한 일로 관계가 틀어지면 너무 손실이 크다. 그렇다고 그 재수 없음을 받아주는 것 또한 손실이 크다. 이 사이의 조율이 필요했다.

침묵은 또 하나의 의사 표현이다. 침묵을 통해 의사 표현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만일 그 친구가 잘 지내다 갑자기 재수 없게 굴면 받아치는 것보단 그 순간에는 침묵하기를 권한다. 그러면 그 친구도 상대방의 갑작스러운 침묵에 방금 자신이 무슨 실수를 한 게 있었는지 되돌아볼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다음번부터는 그런 행동을 조심하게 될 것이다.

물론 면전에 대고 "너 왜 그렇게 사니?"라고 말할 정도로 친해지는 게 최고겠지만ㅎ

찐 친구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어사(어색한 사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역시 애매한 관계가 제일 불편하다.

침묵으로 그 관계를 조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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