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서울로 가는 날이기에 성산일출봉을 오르기로 했다. 내가 참 좋아하는 곳인데, 제주살이를 하면 매일 아침 성산일출봉을 오르겠다고 다짐했는데 두 번밖에 가지 못했다. 햇살이 전혀 없는 흐린 날이어서 걷기에 좋은 날은 아니었지만 일출봉을 올라 그저 감사하기만 했다.
땀을 식히고자 광치기 해변으로 향했다. 물놀이를 하는 게 좀 어색해서 이렇게 바다를 가도 발 한번 담그지 않는다. 발을 담그고 환하게 웃으며 물장구를 치는 게 어색하다. 참 별게 다 어색하고 별걸 다 신경 쓰는 나다.
친구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다다식탁에서 밥을 먹었다. 친구에게 내가 좋아하는 가게를 보여줘 너무 즐거웠다. 두 번밖에 방문하지 않았지만 벌써 내 단골집 리스트에 들어간 다다식탁.
오래 이 자리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세화 집 주변에 빵집을 찾아봤는데, 생긴 지 얼마 안 된 빵집이 있었다. 이곳이 없었더라면 모뉴에트에서 샀던 얼그레이 밀크 잼은 고스란히 서울로 가져갔어야 했다.
동네에 있던 옷가게인데, 원피스가 너무 예뻐서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취향 가득했던 이곳
이 너무 좋았다. 옷을 구경하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나 진짜 맘에 드는 옷가게 발견했는데, 돈이 없어서 그냥 보고만 있어"
"잘했어. 그래야 하는 거야"
29살인 딸의 철없는 말에 엄마는 한숨을 쉬었을까?
다행히 전화상에서는 한숨이 들리지 않았지만, 얘 또 이런다. 하며 한숨을 쉬었을 거 같은 엄마를 상상해본다.
세화 집에 도착해 가는곶세화에서 산 빵과 얼그레이 밀크 잼을 먹었다.
분명 난 잼을 좋아하지 않는데, 얼그레이의 진한 맛이 너무 맛있어 감탄하며 먹었다.
아무래도 서울살이 하러 가기 전에 하나 더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