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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노는양슨생 Apr 11. 2021

독도는 우리 땅 노래 부를 수 있어?

<놀이의 힘> 책에서 배우는 낙천적인 부모 노릇

 며칠 전부터 계속 첫째 아이가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들려달라고 했다. 이 노래가 이렇게 긴지 나는 처음 알았다. 생소한 단어에도 아이는 줄기차게 따라 부르더라. 목욕하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시간. 아이가 제일 지루해하는 시간이다. 빨리 욕실 밖으로 나가고 싶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아이인데, 언제부터인가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서마나~"

라며 흥겹게 노래를 부르더라. 그 모습이 왜 이렇게 웃기던지. 참고로 올해 7살이 된 첫째 아이는 한글을 읽지 못한다. 노래가 들리는 대로 부르니 그녀만의 개조한 가사 듣기는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엄마~ 나 독도는 우리 땅 노래 잘 부르고 싶어"

"그래 알았어, 엄마랑 노래 가사 찾아보자."


 나는 처음으로 '독도는 우리 땅' 가사를 검색해보았다. 살면서 이 노래를 검색해 볼 일이 몇 번이나 될까?

헉 몰랐는데,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었고 독도는 우리 땅 노래의 가사가 바뀌었더라.

출처 : 경기도의회 공식 블로그

팔칠 케이라니.. 이게 무슨. 나에게도 어려운 가사가 이렇게 잔뜩 있었구나. 아이는 매일매일 이 노래를 불렀다. 목소리는 어찌나 우렁찬지. 가끔은 듣기 싫을 때도 있었다. (딸 미안해..!) 그러던 어느 날, 이 길고 어려운 노래를 끝까지 다 부르더라. 오 마이 갓! 나는 외우려고 노력해도 잘 안 외워지던데...


 그 순간 느꼈다. 역시 좋아하는 마음에는 날개가 달린다더니, 좋아하는 노래를 향한 아이의 열정이 이 어려운 노래를 즐겁게 부를 수 있도록 만드는구나. 놀랍고 신기했다.

 어느 날 모두의 마블 보드게임을 하는데,

"어? 하와이는 미국 땅! 그 하와이네?"

라며 아는 척을 한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p134 '의무감보다 애정이 더 나은 선생님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효과적인 학습은 자기 주도적이면서도 즐거운 활동, 즉 놀이와 사랑의 결합이라는 생각을 아주 제대로 포착해냈다. '지켜보기 식' 학습 방법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아인슈타인처럼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가 넉넉히 주어지지 않는 아이들에게 '지켜보기 식' 교육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그동안 수없이 목격해왔다.


<놀이의 힘> 데이빗 엘킨드 p134



<놀이의 힘>에 나오는 놀이와 사랑의 결합을 내 아이에게서 찾은 것이다. 아이에게 '독도는 우리 땅' 노래 부르기는 흥겨운 놀이였다. 그리고 자꾸만 부르고 싶어 엄마에게 들려달라고 부탁하고  부탁했다. 그렇게 사랑한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있게 된 순간, 아이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즐거운 경험뿐만 아니라 즐거운 경험에 대한 기억도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편안함과 위안을 선사한다. 이게 바로 놀이가 지닌 또 다른 힘이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행복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놀이와 사랑과 일이 통합되어야만 한다.


<놀이의 힘> 데이빗 엘킨드 p292


놀이와 사랑과 일의 통합

낙천적인 부모 노릇

 '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불행한 가족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

나는 행복한 가정들이 모두 비슷한 모습을 하는 이유가 일상 속에서 놀이와 사랑과 일의 통합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바로 '낙천적인 부모 노릇'이라고 이름 붙인 것으로 부모들이 자녀 양육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놀이와 사랑과 일의 통합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말한다.

이런 부모들은 사회화와 훈육의 과정에서 유머를 사용할 줄 알고, 자신의 열정을 공유하며, 일정한 양식을 통해 가족들의 놀이, 게임, 경험 등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낙천적인 양육을 하는 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더 효과적으로 해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더 쉽고 재밌게 해낸다.

<놀이의 힘> 데이빗 엘킨드 p231


 이 책에서는 놀이+사랑+일

세 가지의 통합을 계속 강조한다. 나 자신부터 놀이와 사랑과 일의 통합을 위해 노력했는지 의문이 생겼다. 특히 자녀를 양육할 때. '육아는 원래부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임하지 못했다. 유머를 사용할 줄 알고, 열정을 공유하며, 가족들과 놀이, 게임, 경험 등을 함께 공유한다는 낙천적인 부모 노릇! 나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via강점 진단 도구에서 '유머'가 1순위 강점으로 나온 남편은 놀이와 사랑과 일의 통합을 이룬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부모님을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남편이 다시 한번 부러워졌다. 물론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놀이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어 할 수 있을 , 그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낙천적인 부모 노릇을 하며 부모살이가 더 즐겁고 행복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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