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21세기 시선
배워서 남주면
나에게도 돌아온다
마치 부메랑처럼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1학년 가을, 운동회가 있었다. 그날 나는 100m 달리기에 출전했다. 그날 어머니도 참석하셨다. 출발 소리와 함께 우리는 힘차게 달려 나갔다.
그런데 도중에 친구가 넘어졌다. 앗! 친구가 넘어졌다. 나는 달리는 것을 멈추고 친구를 돌아보았다. 친구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선생님과 어머니는 나에게 어서 뛰라고 하셨다. 나는 망설였다. 경기에서 1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러진 친구를 버려두고 혼자 1등하려고 뛴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되돌아왔다. 서둘러 친구를 일으켜 세웠고 괜찮은지 물어보았고 옷에 묻은 흙을 털어주었고 친구 손을 잡고 같이 뛰었다. 우리는 완전 꼴지였다. 그 순간 나는 누가봐도 어리숙한 바보였다. 치열한 경쟁이 난무한 험난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꼬. 심각하게 걱정이 되는 그런 존재였다. 치열한 경쟁의 그 순간에 어리석은 판단을 한 나를 향해 엄마는 야단을 치셨다. 그냥 가야지 왜 그랬어. 그렇게 약해 빠져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때 나는 생각했다. 이게 약해 빠진건가? 이게? 그럼 나는 이제 세상을 못 살게 되나? 남들은 그렇지 않는데 나는 왜 이러지? 나 진짜 바보인가?
하지만 뿌듯했던 그때의 마음은 지금도 남아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살면서 그때 일이 두고두고 떠올랐다. 경쟁 사회에서 경계해야 할 나의 태도였다. 나 역시 살면서 경쟁을 해야했고, 그렇게 경쟁에서 이기면 잠시 뿌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 자체를 즐기지 않았고 경쟁을 비켜가고 싶었고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고 경쟁에 진심인 상대를 위해 일부러 져주기도 했다. 바보처럼.
나는 지역사회에서 블로그 모임을 하고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바보처럼 살고 있다. 얼마전 어떤 회원분의 블로그 글을 보았다. 나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고 그 밑에 묘한 글을 써 놓으셨다.
배워서 남주면
나에게도 돌아온다
마치 부메랑처럼
이 글을 읽고 그분이 나를 이렇게 보고 계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사업체가 어려우셨던 시절에지역 블로그 모임에 참여해서 부지런히 블로그 하는 법을 배우셨고, 밤을 새워가며 주변의 핀잔을 들어가며 혼신을 다해 블로그를 키워내셨다. 그러면서 남을 잘 되게 하기 위한 블로그 글을 부지런히 쓰셨다. 남을 위해 하신 것들이 부메랑이 되어 오히려 그분 하시는 일이 굉장히 잘 풀리신 것이다.
사실 나 역시 배워서 남주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일명 돈 안되는 일. 오죽하면 어떻게 먹고 사는지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어떻게 먹고 사는지..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어린 시절 100m 달리기 때가 떠오른다. 이제는 회원님이 말씀해주신 부메랑도 같이 떠오를 것 같다.
경쟁하지 않고 그냥 내 할일 재밌게 하고, 모든 것을 공부로 삼아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배워서 남 잘 되게 해주면서도 더불어 다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웃을 위해 사회를 위해 나라를 위해 인류를 위해 살아가기 위한 그 올바른 길로 당당하고 즐겁게 걸어갈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