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21세기 시선
강변북로를 가다보면 유난히 튼튼해 보이는 다리가 있다. 바로 성수대교다. 강철로 된 튼튼한 외형은 절대로 두 번 다시는 무너질 일 없을 듯 보인다. 한강에서 가장 튼튼한 다리. 성수대교.
1994년 성수대교 붕괴는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일상의 공간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1994년 10월 21일 금요일 오전 7시40분경 서울 성동구 성수1가 강남구 압구정동 교량에서 발생했다. 기술과 안전보다 속도와 효율이 우선되던 시대의 구조적 모순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후 정부와 사회는 건설 기준, 점검 제도, 안전 문화 전반을 새롭게 다듬었고, 그 결과 지금의 성수대교는 엄격한 검증을 거친 상징적 안전의 모델이 되었다.
한 번 무너졌기 때문에 더 단단해진 것이다. 희생을 통해 이루어진 사회적 학습의 결과다.
희생 없이 탄탄대로로 쭉 성장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 세상을 살다간 사람 중에 단 한명도 그런 평탄한 인생을 산 사람은 없다.
살면서 한 번씩 이렇게 꺾일 때마다 마음이 무척 아팠다. 하지만 자연의 큰 흐름의 시각에서 보면 그건 그 자체로 그저 자연스러운 진행 과정일 뿐일 것이다. 게다가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붕괴는 새로운 질서의 씨앗을 품고 있어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신기할 정도로. 그것도 아주 완벽히.
무너지고 아픈 이 상황을 어떻게 바로잡아서 견고히 해나갈 것인가. 두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어떻게 바로잡아 나갈 것인가. 아쉽게도 이런 것이 인생의 성장 포인트인 것 같다.
이 개념을 축소해서 나의 개인적인 인생에 대입해 본다. 내가 뭘 잘못했기에 살면서 이런 일들을 겪게 되는 것일까. 나의 뭐가 잘못된 것일까. 만약 지금까지 내가 옳다고 믿고 있던 것들이 전혀 옳지 않다면 그건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문제에 부딪쳐 진행이 안 되는 것들은, 성수대교처럼 허망하게 붕괴되기 이전에, 지금까지와 정반대로 생각하고 보완해서 운영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냥 이대로 둔 채로 시간만 보내면 안 되는 거 아닐까. 그래야 되지 않을까. 그러자면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 나가면 좋을까..
무너졌던 성수대교, 하지만 지금은 가장 튼튼한 다리 성수대교.
미래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아무런 희생없이 차곡차곡 탄탄대로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하려면, 지금을 사는 우리의 이런 희생 하나하나가 거름이 될 것은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의 나의 좌충우돌하는 인생도 행복한 미래 인류를 위한 자양분이 될 것 임을 믿는다. 우리를 거름삼아 우리 자손들이 일생동안 행복하고 즐겁고 신나게 멋진 삶을 살게 되면 여한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