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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근이 Oct 21. 2020

00. 바보 약사, 호주로 가다.

해외 약사 도전기를 시작하며...



한국에서 약대를 졸업한 뒤, 대학 병원에서 약사로 4년 정도, 약국에서는 1년 조금 넘게 일했다. 6년 차 약사로 일하던 어느 날 호주로 훌쩍 떠났고, 그렇게 호주로 건너간 지 2년 10개월 차에 드디어 인턴 약사로 일을 할 수 있는 *Provisional Registration (정식 약사 전 예비 등록)"을 받게 되었다. 아직 끝을 알 수 없는 시기였지만, 그땐 꿈과 도전에 대한 중간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날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마냥 기뻤다.



호주로 떠나던 날을 되돌아보면,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만 한 가득이었다. 어느 누구도 길을 알려주지 않았고, 내가 원하는 답을 주지도 않았지만, '일단 가서 부딪혀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출발했었다. 그리고 3년이 흘러서야 겨우 목표의 중간 지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여전히 백수였고, 영주권도 받기 전이라 갈 길이 멀고 멀었지만, 그 시점부터는 나의 이야기를 공유해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쓴 이유는 단순했다. 유학 없이 호주에서 약사로 일하는 길에 대해 고민했을 때, 아무리 뒤져보아도 제대로 된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글은 광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의했을 때 돌아온 답변도 업체에 이익이 되는 방향일 뿐이었다. 어쩌다 이 길을 먼저 지나간 사람을 발견해서 연락을 취해봤지만 다들 묵묵부답이었다. 누군가는 지금도 그때의 나처럼 많은 것들이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지만 아무 곳에서도 답을 들을 수 없어 답답해하고 있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하고 싶었다.


"유학을 하지 않고 혼자 공부해서 시험을 치고, 아무 연고도 없이 구직해서 취업하고 경력 쌓고 승진하고, 그렇게 천천히 호주 약사로 자리를 잡는 것이 가능했었다"라고. 


이런 길이 있었고, 쉽지 않았지만 불가능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될 것이다.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은 걱정되지만 기대되고, 두렵지만 설레는 것이라는 걸, 나는 호주로 떠나면서 알게 되었다. '호주 약사 도전기'로 끝나게 될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해외 약사 도전기'가 되었다. 호주, 그다음은 캐나다, 그리고 또 어디에서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에도 있지 않기 때문에 어디든 갈 수 있는 나, 당신, 우리 모두를 응원하며... 이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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