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퇴사 후 진로 재설정하기 (1)
퇴사한 20대.
막막하다.
갈 회사가 없어서?
아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내가 뭘 계속 하고 싶은지도 몰라서-...
*사람에 따라 다르며, 평균적인 나이로 적었으니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십시오.
마침 수능날짜 24/11/14일에 맞춰서 작성하게 된 거 신기하네요.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 졸업까지,
쉴 틈 없이 달려와 겨우 스무살이 된- '이제 완전한 성인이다!'라고 믿는 미(未)성인들.
하지만 여기서 함정, 대학교1학년의 실제 신체적 나이는(=만나이) 대개 19살이다(참고로 필자는 만18세에 대학교 입학을 했다). 그러니... 사회에서 '너는 성인이야'라고 인증해주듯 대학교를 입학했다고 해도 여전히 미성숙한 것이 당연하다. 그 상태로ㅡ본인이 완전한 성인이 되었다고 믿는 상태ㅡ 최소 4년간 대학교를 다녔다고 치자. 그럼 이제 <찐 성인, 찐 사회 고인물>이 되었다고 믿는, 2단계 함정에 빠지게 된다. 사실 대학교에서나 고인물 취급받지 사회에 나오면 신생아 응애인데 말이죠- 이때는 <대학교>만이 내가 속해있는 사회의 전부라서 1학년은 1살, 2학년은 10살, 3학년은 20살, 4학년은 갑자기 임종 직전의 100살로 느껴진다...
그러니 대학교에서의 고인물은 곧 = 사회에서의 고인물로 다가와
마치 본인이 모든 걸 통달한 '현자'가 된 것마냥 애늙은이가 되기도 한다(온갖 조언을 해주는...).
근데 사실 그들의 나이! 최소 23세에서 많게는 겨우 26세 언저리다(평균).
긴 주저리지만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당사자들은 본인이 고인물로 느껴지지만 사회에서는 대학교정도는 졸업해야 <갓 성인>이 되었다고 칠 수 있다는 뜻이다.
그전까지 '나 이제 성인이라 ~게 할 거야!'라고 내렸던 판단, 그에 맞게 했던 행동은 사실 여전히 미성년자의 그것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근데 그런 미성년자들에게 딱 한번! 진로 잘못 설정한 대가는 너무도 크게 다가온다. 이 진로 설정에 실패하게 되면, 마치 인생 전체가 실패한 것도 같고...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지나왔던 어른들조차도 이걸 얘기해주지 않았다(나쁜 사람들...), 20대가 하는 모든 것들은 어쩌면 안개 속에서 하는 것이라고... 하물며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패션도 여전히 불투명하고 맨날 바뀌는데(물론 사바사), 내가 좋아하는 직무가 뭔지 어떻게 알겠는가?
솔직히 내 기준으로는 30살까지도 성숙한 성인이 아니라 미숙한 성인이라고 생각한다(100세 시대 기준). 취향도, 선택지도, 너무도 다양해진 세상에서 나를 온전히 이해한 뒤 선택을 내리고, 그에 맞는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는 못해도 최소 30살, 31살 이후이지 않을까?
20대에게 막중한 책임을 지게 하는 건 너무도 가혹하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장 사회전선에 뛰어들어, 경력이 10년차라고 해도- 20대는 여전히 20대. 20대라는 것은 인생에서 기억나는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고, 곧 본인이 암만 똑똑해서 지식이 많다 해도 지혜가 적다는 뜻이며, 자기가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한 기간이 최대 10년밖에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제 네가 한 선택에 네가 책임은 져라'는 말이 어느정도 타당하다고 느껴지는 때는 30대부터라고 생각하는데...
아뿔싸... 나는 이제 그 책임을 질 시기를 앞두고 있다.
그러니 정말로 진지하게 내가 '잘할 수 있는' 직무와 진로를 정해야 한다.
오래오래 있을 수 있는 회사- 즉, 내가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며 능력을 인정해주는 회사를 알아볼 시기다.
내가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거, 놓치지 못하는 한 가지, 양보할 수 있는 거, 좋아하는 취향 등...
나 자신을 면밀히 탐구해서 정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좋은 회사를 알아볼 눈이 없어도 '어리니까, 미숙하니까'로 퉁칠 수 있었는데.... 이젠 진짜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
이번엔 책임을 온전히 내가 다 져야 한다.
... 그치만 솔직히 30대도 계속 응애할래요.
책임감은 기르되 여전히 실패하고 구르고 또다시 일어나서 새로운 것도 도전해야지!
60세에 4년제 대학교를 가서 스트레이트로 졸업해도 고작 63세밖에 안되니,
다들 충분히 도전하며 100세 시대를 즐기세요.
이전에 해왔던 거니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해야지, 어쩌겠어- 라는 생각에만 갇히지 말고
좋아하는 게 있다면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한다 라는 생각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시길!
다음 편은 진로 재설정을 위한 자문자답 문항표로 찾아오겠습니다ㅡHRD 석사졸업생(본인)이 직접 만든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