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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뉴저지에서 혼자 레스토랑 가서 스테이크 먹는 이유

이곳은 뉴저지에서 꼭 가야 하는 지중해식 레스토랑입니다.

by 이여름

뉴욕 가서 꼭 먹어야 하는 건 뭘까?

물론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그중 하나는 스테이크 아닐까(!)


정말, 정말, 맛있고 부드러워서 돈 아깝지 않은.. <분위기 좋은 곳에서 극강으로 부드러운> 스테이크를 미국에서 먹고 싶었다.


뉴욕의 3대 스테이크로 유명한 레스토랑은 아래와 같다.

- 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 벤자민 스테이크 하우스

- 킨즈 스테이크 하우스

(이중에 알아서 3개 고르세요ㅎㅎ)




어디 갈까? 찾아봤지만 결국 뉴욕 말고 뉴저지에 위치한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이유는..


- 가격: 나 혼자서 가기엔 가격 대비 다양한걸 많이 못 먹을 것 같았음

- 불효: 3대 스테이크 하우스를 부모님 놔두고 감히 나 혼자 거금 내고 가기엔 좀 그랬음

- 뷰: 뷰가 아쉬울 듯


가격대를 완전히 신경 안쓰기는 어렵고… 나 혼자 먹는 거니 적당한 가격과 뷰, 위치의 레스토랑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결정한 곳은 뉴저지 위호켄에 위치한 ‘Molos’였다. 여기를 정한 가장 큰 이유는 뷰 때문이었다.

뉴욕보다 숙소가 가까워 늦은 저녁에 뉴욕 야경 보고 들어가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착해보니 세상에나?

진짜 동네가 너무 평화롭고 좋았고 행복했고 살고 싶었고-…


생각보다 더 좋았다.

복잡한 뉴욕 맨해튼을 벗어나 새로운 동네에 오니까 너무 행복! 여행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지 싶다. 식당만 생각하고 갔는데 식당 주변 풍경에도 감동 받음!



바로 내가 원했던 뉴욕 풍경

허드슨 강 너머로 보이는 뉴욕 스카이라인.



참고로 Molos 레스토랑은 그리스 지중해풍 해산물 레스토랑이다(스테이크 하우스 아님). 레스토랑 주인이 그리스계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OpenTable 로 저녁5시, 1인 예약을 했더니 널널하고 너무 좋았다. 그리고 창가 자리로 앉아서 대만족.



무슨 샴페인 시켰는데요…

그냥 담당 서버에게 내가 주문한 메뉴와 잘 어울리는 샴페인을 추천 받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참고로 레드 와인 못 마심.



Colossal King Prawn을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주문했다. 이것 역시 그냥 추천 받음


그리스식 지중해 요리 전문이라, 랍스터 요리가 유명한 곳인데 나는 랍스터/게 종류를 조금밖에 못 먹고 느끼해하는 타입이라 랍스터랑 비슷한데 양은 적을 쉬림프로 시켰다.


헉! 너무너무 멋있다 엉엉 하면서 와구와구 먹다가 급 느끼해짐.


그럴 땐 그냥 탄산수($10)를 마십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부드럽고 맛있었던 Prime Fillet Mignon!

감자 퓌레가 너무 맛있었고, 여기에 아스파라거스와 많이 먹는다는데 정석대로 나와서 좋았다.



네.. 이 뉴욕 스카이라인을 보고 혼자 스테이크와 샴페인을 마시면 얼마나 행복하게요?



필레 미뇽은 지방이 거의 없고 육질이 *매우* 부드럽다고 한다. 찾아보니 소의 허리 안쪽 깊숙한 부위인 ‘테린더로인’에서 얻는 부위라고 한다.

어쩐지 매우 부드럽더라..


가장 연한 부위로 스테이크 부위 중 최고급이라 하네,,

어쩐지 이거 추천하더라..



휴지도 까매서 좋았다. 하얀 휴지 이물질 잘 보여서 불편함..


서비스로 주는 테이스팅 샴페인


언젠가 가족들을 데려와 맛있는 스테이크를 사줄 날을 고대하며, 개츠비스럽게 인증샷 남겨봤다.



내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며,

지는 석양을 맞으며 혼자 이역만리 미국 땅에 갔었다는 건 글을 쓰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그냥 혼자 아무생각 없이, 해가 지는 걸 바라보며 밥 먹는 건 생각보다 더 좋았다. 진짜로 아무생각 안하려고 생각 비우고 < 맛있다+ 풍경 또 보고 눈에 담아야지>만 생각했다.


서버의 서비스도 맘에 들었어서 팁을 22% 지불했다(그리고 다음날 후회함). 하지만 근사한 사진도 건졌으니 괜찮다.. 울지 말자. ..



밥 먹고 나와서는 바로 옆 공원에 앉아서 건물들을 눈에 담기.



하늘색이 주황색으로 변하고, 마침내 보라색으로 변할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멍 때리며 앉아있었다.



이만큼 해가 질 때까지 남아있다가 버스 타고 귀가했다. 실시간으로 해가 지고 밤이 되는 것까지 지켜봤다. 공원에서 배드민턴 치고, 러닝하고, 가족들끼리 산책하는 걸 지켜보니 너무 평화로웠고 기회만 된다면 여기서 살고 싶어졌다.



아무도 없던 버스..

빨리 집에 가야 함니다.



야경을 보기 위해 무서운 밤을 뚫고 집에 돌아갔던 날.


혼자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를 써는 건 생각보다 더 신나는 일이었다. 꼭 여행 중 혼자 레스토랑 가보는 거 추천드린다. 그냥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그동안 수고했던 나에게 내가 대접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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