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정의하는 일
모든 빛을 반사하여 아무런 색도 없는 무채색,
무채색이라고 말하기엔 우리 눈에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 색,
글을 쓰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색.
있으나 없는, 없으나 있는 머릿속의 글들을 쓸 때 가장 밝게 보이는 공간, 마치 우리 경계인처럼 있지만 없는, 그러나 분명히 있는 색.
다친 땅에 붕대를 감싸준 거 같은 풍경, 무거웠던 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끼게 하는 아침, 그리고 무엇보다 색을 정의하기 어렵다고 확신하게 만드는 아침에 밀려오는 다감(多感), 끝내 다정(多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