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1일, 인천
케세라세라_2020년 4월 11일, 인천
'queserasera'
'될 대로 돼라'
예정대로라면 나는 지금 칭다오에 있어야 한다. 형님 결혼식을 마치고 건강검진만 받은 다음에 바로 출국하려고 했었는데, 여전히 한국에 있다. 앞으로 얼마나 한국에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사람이 한 치 앞을 모른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느끼고 있는 중이다. 박주경 앵커님이 작년에 출간한 <따뜻한 냉정>과 다른 책을 보내주셨는데, "칭다오 경향도서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방"이라는 문구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어떤 칭찬에는 소망이 깃들어 있다. MBTI를 맹신하진 않지만, 나는 천상 INTJ-A형이다. 좌절에 그렇게 오랜 시간 머물지 않는다. 박주경 앵커님의 소망이 담긴 사인이 현실이 되게 하기 위해 무언가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여전히 도서관 운영위원들과 도서관 개관을 기다리는 교민들에게 죄송하기도 하고, 집도 그립다. 무엇보다 메리(반려묘)에게 기약 없는 기다림을 견디게 해서 미안하기도 하다. 지금의 상황을 메리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좌절하고 마냥 기죽어 있지 않으려고 한다. 여러 책방에서 배움을 얻고 쉼을 통해 더 멀리 갈 준비를 할 것이다. 다짐을 하고 제주 살롱에서 봤던 북클럽 문학동네 3기 멤버십 모집 포스터가 생각나서 바로 가입했었고, 오늘 드디어 웰컴 키트가 도착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특성상 매달 책을 받고 서평을 써야 하는 '서포터즈' 신청이 불가능해서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한국 체류기간이 길어지면서 '북클럽 문학동네 멤버십'에 처음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5만 원에 주어지는 혜택이 엄청나게 많다.
이번에 멤버십에 가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동네책방 아지트 투어라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 살롱과 작년에 방문했던 주책방도 포함되어 있어 더 반가웠다. 이번에 입국 금지라는 큰 장벽에 좌절하기보다 이렇게 책방을 다니며 많이 배우고 책도 구매하며 힘내려고 한다. 가고 싶은 책방이 너무 많은데 일단 홍대부터 연남동에 있는 책방부터 방문하려고 한다.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치의 문학적 에너지 창출을 위하여. 봉쇄가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지만, 일단 50개 책방 방문이 목표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잠시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케세라세라~!
2020.04.11.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