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21세기 이산가족 : 긴 터널을 통과하며

의사소통의 오류 : 이산가족 확정, 2021년 4월 22일

3부 21세기 이산가족 : 긴 터널을 통과하며


2020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바닥은 끝이 아니었다. 아직도 떨어질 바닥이 있다는 게 놀랍다. 내가 이렇게 깊은 사람이었나. 나의 끝은 어딘가.

3부는 질풍노도의 청소년처럼 길을 잃어버린 이방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산가족이 되어 기약 없이 떨어지게 된 이야기부터 1년 6개월 만에 가족을 만나게 된 이야기까지 조증과 우울증을 오가는 정신없는 분투기다.

의사소통의 오류 : 이산가족 확정, 2021년 4월 22일


긴 격리를 마치고 도서관을 개관했다. 한 동안 거류증 신청 때문에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거의 매일 시내에 갔다가 오후에 도서관을 개관하는 식이었다. 블로그와 네이버 카페에 입국 절차 등을 올리자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 마음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정성껏 답변해 드렸고, 필요하다면 회계사도 소개해 드렸다.

동반비자를 문의하는 분이 있었다.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동반비자가 안 나온다고 말해서 "회계사가 나온다고 해서 저도 혼자 들어왔습니다. 소개해 드릴게요."라고 안내해드렸다. 며칠 뒤 연락이 왔다. "안 된다고 하던데요." 그날의 싸늘함은 국경 봉쇄 때 느꼈던 싸늘함보다 더 깊고 아렸다. '뭔가 잘못된 거구나.'


취업비자 신청할 때 분명 회계사가 "동반비자도 쉽게 나올 거예요."라고 말했고, 그 말만 믿고 홀로 복귀한 상태였다. 돌아오니 바뀐 게 많았다. 비자정책도 까다로워졌고, 격리 마치고 거류증이 안 나와서 돌아가는 사람도 보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거류증이 나왔지만, 동반 비자는 언제 나오냐고 문의했더니 대뜸 "아, 그거 여기 오면 나올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요."라고 했다. 내 입에서 욕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주고받았던 메시지를 살펴봤다. 가능하다고 했다. 너무 쉽게 "이곳에 들어오면 가능하다."라고 해서 초청장이 쉽게 나오는 줄 알았다.

WeChat Image_20221018012441.jpg 일단 들어오려면 초청장이 필요한데, 지금 초청장 업무가 마비되었잖아요.

현재 누구든 초청장을 받으려면 PU초청장이라는 성 정부 초청장이 나와야 하는데, 가도라고 하는 동사무소부터 구, 시의 여러 부서를 거쳐서 올라가는 거다. 그런데 가도에서부터 막힌다. 예상치도 못한 일이 또 발생했고, 6월에 보자고 말했던 아내에게 요로결석 수술 이야기할 때보다 힘들게 소식을 전했다.


나도, 아내도 다시 바닥으로 추락 중이다. 21세기에 이산가족이 말이 되는 건가.


2021. 4. 22. 바닥과 바닥 사이에서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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