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 도서관 시즌 3

"다름 아닌 독서의 자유"

새로운 시작 : 도서관 시즌 3 "다름 아닌 독서의 자유"


여전히 계속 추락 중이기 때문에 재정 상태가 엉망이었다. 칭다오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개인 지출도 많았고, 도서관 재정도 고정 비용 지출 등으로 한계치에 이르렀다.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큰 스트레스는 없다. 도서관은 12월에 6개월 연장했고, 1개월을 추가로 연장했다. 집주인이 손해를 볼 리가 없기에 1개월 연장할 땐 기존 월세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았다.

WeChat Image_20221020005315.jpg "따뜻한 책 한 끼와 차 한 잔의 여유" 도서관 시즌 2는 통창으로 나무가 보이는 마당이 있는 가정집이었다


한인회에서 도서관 장소 제공을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봐 주셨다. 자폐아동센터를 구성하고 있는 현지 그룹과도 연결이 되었었고, 기타 러 공간과 연결이 되었다. 서로 의사소통의 오류가 있기도 했지만, 도서관을 생각하는 마음과 노력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담당 영사님과 간담회를 하고 싶어도 만날 방법이 없었는데, 한인회에서 경향도서관을 공공기관으로 추대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결론은 공공기관은 외교부 등 정부 파견 기관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라서 재외동포재단에 민간단체로 등록하는 방법을 알려주셔서 민간단체로 등록하고, 민간 공공기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덕분에 나를 공무원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졌지만, 이렇게까지 '공공'이라는 이름에 신경 쓰는 이유는 '문턱'때문이었다.

칭다오에는 몇 개의 도서관이 있었다. 그러나 문턱이 높았다. 교회나 학교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은 해당 식구가 아니면 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향도서관을 개관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쓴 것도 '문턱'이었다. 도서관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반납일을 지키는 것과 책을 소중하게 보는 것 외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바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문턱을 넘을 때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공공'의 이름은 방문하는 이들을 편하게 하기 위한 도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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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로 쓰던 곳을 권리금 없이 계약

장소 문제가 해결 안 되어 학교 안으로 들어갈 생각까지 했지만, 아무래도 아닌 거 같아서 운영위원들과 고민을 나눴다. 운영위원들은 장소는 다른 곳에 의지하지 말고 직접 해결하자는 의견이었고, 나는 남은 재정만큼의 범위 안에서 장소를 구하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남은 재정으로 장소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장소 문제로 답답해할 때 운영위원 청년에게 연락이 왔다. 돕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침착한 마음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 좋은 곳에 기부를 하는 청년인데, 내가 하는 활동을 돕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익명으로 하길 원했고, 금액은 한화로 5천만 원 정도, 도서관을 3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비용이다. 청년에게 부탁했다, 내가 초심을 잃지 않도록 잘 지켜봐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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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채우기를 반복해서 5일 만에 이전 준비를 마쳤다

도서관 새로운 장소는 교민들이 가장 많이 가는 국가 광고산업원(CMP)에서 찾아보기로 했고, 교민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는 카페가 권리금 없이 내놓았다고 해서 금액도 안 물어보고 바로 계약했다. 내가 그토록 찾던 직사각형 복층 공간이다. 직사각형을 원했던 건 책장을 빌트인처럼 둘러서 책이 많지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함이었고, 복층을 원했던 건 1층은 친교 하는 장소로, 2층은 열람하는 장소로 사용하기 위함이었다. 인테리어는 조명만 바꾸고 책장을 새로 구매하기로 했고, 갑자기 일방적인 계약 종료로 상가에서 쫓겨나 아파트 가정집에서 시즌 2를 시작한 지 2년 6개월 만에 다시 밖으로 나왔다. 시즌 3 주제는 "다름 아닌 독서의 자유", 칭다오에 거주하는 누구나 책을 읽을 자유가 있다는 것이고, '평생 독자 프로젝트'와 연결된다. 각 서가에 제목과 부제를 달았고, 글빛 한연희 선생님께서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만들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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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다름 아닌 독서의 자유"를 외치며 출발할 수 있었다.

2021년 7월 4일 오후 1시, CMP 21동 102호에서 경향도서관 개관식을 진행했다. 운영위원들과 한인회 회장님과 영사관 영사님을 비롯해 많은 교민들이 참석하셨고, 축복 속에서 테이프를 끊었다.

이방인으로서, 경계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편견 없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칭다오 경향도서관 시즌 3 "다름 아닌 독서의 자유" 출발이다. 도서관 이전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2021. 7. 시즌 2와 시즌 3 사이에서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