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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mycanada Sep 06. 2020

(러시아) 아 뭔가 매력 있다.

흥이나, 흥이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타야 했다. 택시 기사들은 이제 막 쏟아져 나오는 관광객들을 낚아채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있었다. 마치 물고기떼를 낚는 낚시꾼처럼. 나도 어떤 기사님에게 낚여버렸다. 말 그래도 낚였다. 기사님 한 분과 목적지를 얘기하고(사실 서로 자기나라 말로 해서 의사소통이 안되었던 것 같다) 차로 가고 있는데, 아저씨가 홱 내 캐리어를 낚아채셨다. 뭐지? 하고 쳐다보니, 나를 향해 씨익- 하며 멋진 미소를 보여주신다. 알고 보니 낚아챈 게 아니라 가방을 ‘들어 준거다’. 아 뭔가 매력 있다 이 사람들. 







공항에서 시내 가는 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내까지는 차를 타고도 3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꽤 거리가 있는 편이다.  다행히 날씨는 많이 춥지 않아 한국에서부터 입고 온 두툼한 가디건으로 충분했다. 공기를 마시고 싶어 창문을 조금 내려보았다. 나라마다 그 곳에서 풍기는 고유의 냄새가 있다. 좋고, 싫은 냄새라기 보다는 그냥 공기 전반에 퍼져 있는 그런 냄새. 지금 맡아지는 이 것은 인천공항에서 잠깐 일했을 때 맡았던 ‘몽골’인들 특유의 것과 참 닮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넓고 황량한, 그런 냄새. 차가운 바람이 가져다 주는 시베리아의 냄새가 이런 것일까. 아 뭔가 매력 있다 이 냄새. 






  

   쟂빛의 조용한 도시 곳곳에 옷을 벗은 앙상한 나무들이 보인다. 구 소련이라는 명칭답게 따뜻하고 활기찬 분위기 보다는 어쩐지 차갑고 딱딱한 느낌들의 건물이 많다. 건물은 대부분 '유럽풍'으로 지어졌다. 아시아의 정갈하고 숲같은 느낌이라기 보단 고급스럽고, 크다. 아시아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명칭이 꼭 어울린다. 택시 기사님은 적막이 어색하셨는지,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에서는 러시아노래가 흘러나온다. 절도있는 박자에 힘찬 러시아어가 가미된 노래다. 머리털 나고 처음 들어보는 노래에 ‘이상하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어깨가 들썩거리고 묘하게 중독성을 느꼈다. 푸틴이 랩을 한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 아 뭔가 매력 있다 러시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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