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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코끼리 이정아 Apr 13. 2023

이찬원 콘서트가 특별한 이유

트로트의 매력에 빠지는 시간 2시간+&

2023 이찬원 전국 투어 콘서트가 한창이다. 데뷔 3차를 막 지난 트로트 가수 이찬원의 세 번째 전국투어 콘서트이다.

9개 도시 27회 공연으로 막을 내린 그의 첫 단독 콘서트는 코로나 팬데믹의 악 조건 속에서 당당히  티켓파워를 입증하며  '골든 티켓 어워즈'의 '국내콘서트 뮤지션상''인기상' 2관왕을 차지했고, 선배가수와 둘이서 한 합동 콘서트 역시 전국 9개 도시 28회 공연으로 골든 티켓 어워즈 후보에 올라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그의 첫 정규 앨범이 발매되었다. 역대 솔로가수 8위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였고, 타이틀 곡으로 음악 방송 1위도 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 3일 동안 12,000석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7개 도시, 16회 공연의 티켓이 오픈이 되었고, 추가 예정이다. 모두 매진, 여전히 티켓팅은 힘들고, 좋은 자리 앉는 건 어렵다.


티브이에서는 주로 MC를 보거나 요리를 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서 '가수' 이찬원의 활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있지만 이찬원은 가수로도 여러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맹활약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 가수 중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해마다 성황리에 해내는 가수가 얼마나 될까 싶은데 방송 스케줄도 많은 이찬원은 본업인 가수로그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나는 이찬원의 첫 콘서트 'Chan's Time'부터 '민원 만족' 그리고 'ONE DAY'까지 그의 콘서트는 시간이 되는 한 많이 관람을 했고, 관람 중이다.

콘서트를 한 번만 가면 되지 봤던 공연을 뭐 하러 또 보냐고 반문하겠지만, 이찬원의 콘서트를 한 번만 관람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찬원 콘서트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사람은 없다'라고 할 정도이다.


'트로트 가수 콘서트가 얼마나 재미있을라고? 팬들이야 당연히 재미있다고 하겠지?' 모르는 얘기이다.

여러 다양한 공연들을 제법 다녀 본 나는 팬 콩깍지를 벗기고도 이찬원의 콘서트가 단연코 재미있는 콘서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가수 경험도 길지 않고, 트로트 가수로는 어린 편에 속하지만 그의 공연은 대단히 입체감이 있다.


뮤지컬을 보듯 듯도 하다가, 귀여운 아이돌 가수를 보는 듯도 하다가, 감성 충만 발라드가수 인가 싶다가, 7080 포크 가수를 보는 듯도 하다가, 전문 MC를 초빙한 것도 같다가, 경력이 상당한 트로트가수를 보는 듯도 하다.

가수는 한 명인데, 여러 명이 함께하는 합동 콘서트를 관람한 것 같은 분이 든다.

2시간 예정 공연이 어떨 때는 3시간을 넘기기도 하고, 혼자서 부르는 노래가 50곡을 넘길 때도 있다. 무대 위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 가수 본인이 즐기는 콘서트는 함께 하는 관객들에게도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화려한 무대 장치의 효과도, 좋은 음향 시설 덕분도 아닌 오롯이 이찬원의 목소리와 무대 매너와 그의 기획력이 2시간, 그 이상의 시간을 20분이 안 되는 짧은 시간으로 착각을 하게 만든다.


트로트 메들리를 쉼 없이 15가까이 부르기도 하고, 피아노, 기타, 드럼 연주와 함께 부르는 노래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트로트 가수이지만 아이돌 춤을 추며 어린 나이의 귀여운 면모도 마음껏 뽐낸다.

방송에서 MC로도 많은 활약을 하는 그는 콘서트에서도 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게스트 없이 혼자서 이끄는 무대가 더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쉬지 않고 2시간여 노래를 불러도 그의 성대는 끄떡없다. 오히려 뒤로  갈수록 목소리가 더 단단해지는 듯하다. 앙코르를 1시간 이상 더 할 때도 있지만 그는 지칠 줄을 모른다. 오히려 관객들의 체력이 걱정될 정도이다.


무엇보다 그의 공연의 진가는 진한 정통 트로트를 부를 때 나타난다. 20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감성과 이찬원 특유의 중저음 굵은 음색과 지붕을 뚫을 듯한 성량은 감탄사를 내뱉을 시간조차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무대에 집중하게 만든다.


감동으로 눈물짓다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다가, 악기 연주에 감탄하다가, 신나는 노래에 같이 들썩이다가, 재미있는 얘기에 따라 웃다 보면 이미 커튼 뒤로 가수가 사라지고 만다.


팬층의 평균 나이가 가수 본인보다 월등히 높다 보니 그런 면에서 배려를 많이 하는 콘서트이기도 하다. 노래를 하면서 콘서트 홀을 한 바퀴 관객들과 악수하며 도는 팬서비스는 관객과의 친밀감이 배가 되게 한다. 행사장에서 무반주 노래를 부르며 어르신팬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그 모습을 콘서트장에 그대로 옮겨 놓은, 돋보이는 이찬원의 기획력이다.


퇴근길에도 절대로 차로 쌩 지나가는 법이 없다. 덥거나 춥거나 걸어 나와서 양쪽 길에 늘어서서 기다리는 팬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고 인사하고 눈 맞춤을 한다. 때로는 찬바닥에 큰절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길게는 100m는 족히 걸어 나간다. 팬들은 공연의 아쉬움을 달래고, 가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퇴근길이 된다.


그러니 한번 본 공연을 또 보고 싶어서 취소표 몇 장을 구해 보려고 다음날 아침부터 현장 판매부스에 다시 줄을 서는 사람이 늘어난다.


'트로트 가수의 콘서트가, 아직 경력이 길지 않은 어린 트로트 가수 콘서트가  얼마나 좋겠어?'라는 편견은 이찬원의 콘서트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세트리스트가 트로트이지만, 그래서 더 유니크하다.

20대에 트로트를 찬원만큼 사랑하는 가수를 본 적이 없다. 이찬원만큼 트로트를 잘 부르는 20대 가수를 본 적이 없다. 트로트에 전혀 관심 없던 내가 트로트만 듣고 사는 이유가 이찬원이다. 그런 가수인 것을 알아서 그가 부르는 트로트 선배들의 노래에도 집중이 되고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일 테다. 그의 첫 정규 앨범을 모두 트로트곡으로 채운 것도, 그 노래들로 콘서트를 하는 것도 '트로트 외길 인생' 이찬원의 아이덴티티인 것 같아서 매력적이다.


가수가 되고 싶어서 트로트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트로트가 좋아서 가수가 된 어린 가수 이찬원의 트로트 사랑과 트로트 실력이 콘서트에 그대로 녹아 있어서 그의 콘서트가 특별하다는 생각이다. 트로트의 매력을 알게 되는 좋은 콘서트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거기에 다양한 재능과 귀여움이 한 스푼 추가 되어서 그의 콘서트는 감동과 재미가 있는 매력적인 콘서트가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찬원 콘서트에 꼭 한번 가보라고 추천을 하고 싶다. 그의 정통트로트를 라이브로 꼭 들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티켓을 구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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