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그네를 타던 어린아이가 지금은...
나의 어깨에서 너는 그네를 타고 세상을 날았다
너를 기억하려 애쓴다
시간의 진동은 너의 얼굴을 너의 팔다리를 증폭시킨다
나의 손바닥에서 너는 젖병을 빨았고
나의 팔꿈치에서 첫걸음을 떼었다
나의 발목에서 너는 성금 성금 기었고
나의 무릎을 잡고 일어섰으며
나의 허벅지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세상에 뛰어들었다
어느 여름날 발목까지 빠져버린 분수대에서
철벅철벅 나에게 물을 튀겼고
어느 봄날 하얀 벚꽃을 보면서
신비로운 소리로 탄성을 질렀지
어느 회색빛 초저녁 전화받고 달려간 응급실
차가운 침대에 누워 턱밑의 상처를 내보였지
어느 노란색 아침 양갈래 머리를 딸랑거리며
노란색 자동차를 타고 등원을 했지
너를 기억하려 애쓴다
나의 어깨에서 너는 그네를 타고 세상을 날았다
*어느 일요일 오후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딸아이를 보며...
그네를 타던 아이는 유딩이었고 지금은 중딩이 되어 줄넘기를 하네요.
봄날의 일요일 오후가 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