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이 필요한 순간들 13

내 삶의 리타르단도 (ritardando)

천천히 가기



제 삶을 한번 돌아봅니다.

저는 참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아왔어요.

어린 나이에 바이올린을 시작하여 음악을 본격적으로 전공을 하겠다 마음을 먹고 공부를 시작 하면서 음악전공학교를 가기위해 입시성공!이라는 목표를 세웠죠. 그래서 '가방끈이 길다! '라고 할 정도로 학위의 맨 끝까지 받아보기 위해 살았습니다.

그리고 전문 연주자의 삶을 살게 되면서 연주 일정들이 잡히면 그날의 연주회를 위해 무수한 날들을 수많은 반복 연습을 하며 살았어요.

그리고 기업들과 학교에서 강연자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강의 준비를 위해 늘 준비를 해야지요.


이제는 잡혀진 스케줄이 갑자기 취소되어 스케줄이 아무것도 없는 날이면 '정말 무엇을 하며 오늘 보내야 하지?' 하며 오히려 아무것도 안하는 날이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앞만 보며 직진!~~~하는

삶을 그동안 살아온 저는 늘 긴장감과 강박증에 빠져 생활을 해온 거죠.

사실 조금 쉬었다가 가도 저의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고 큰일이 생기지도 않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조금 천천히 속도를 늦추어 살더라도

어차피 할일들은 다 끝낼 수 있습니다.

근데 저는 조바심에서 비롯된 일중독증이라고 할 만큼 긴장감에 시달리고 있네요.


그래서 요즘은요. 조금 달라지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제가 새롭게 조금씩 실천하는 !

새로운 목표는 “천천히 가기”입니다.


음악표현 용어로는 리타르단도 (Ritardando)라 하는 것이 있는데요.

악곡 속에서 중간이나 끝부분에 갑자기 속도를 늦추는 표현법인데, 곡의 흐름의 분위기를 전환하거나 마지막부분에서 끝을 멋지게 마무리할 때 사용하지요.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의 악곡 안에서도 리타르단도가 필요합니다.

막상 앞만 보고 달리던 제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어 보니, 그동안 살피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고 저의 그 동안의 굳어진 마음에 자리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마음이 좀 더 여유로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떠올라요.


정말 분위기가 전환되는 기분이에요.

항상 복잡하고 바쁜 삶을 사는 여러분,

우리 조금 천천히..여유를 가지면 어떨까요?


분명 마음의 여유로움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보다 풍성하게 해 줄테니까요. ^^



음악과 함께 인생의 발걸음을 한 템포 늦추어 볼께요.




1.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바순협주곡 2악장

- W.A. Mozart Bassoon concerto in Bb major, K.191, 2mov



먼저 이 곡을 감상하기 전 관악기 중 하나인 바순이 어떤 악기인지 알아볼께요

관에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 내는 악기를 관악기라고 부르는데요,

관악기 중에서 나무로 만든 악기를 목관악기(woodwind)라고 해요.

목관악기에는 플룻,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이라는 악기들이 있지요.

그 중 바순은 낮은 음역대를 소리 내고 아주 부드러운 음색을 가졌어요. 바순은 오보에와 마찬가지로 갈대줄기를 두 겹 붙어서 소리 내는 겹 리드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다른 목관악기인 플룻과 클라리넷 악기의 소리보다 겹 리드 악기가 가진 악기들이 특유의 소리를 가져서 약간 코가 맹맹한듯한 비음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니 좀 더 애절하고 구슬픈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색에 잠기는 악기의 음색 때문인지 마구마구 달리던 생활의 시간들과 일상에서 제 자신을 잠시 들여다봅니다.


바순은 (Basson)은 독일에서는 파곳

( Fagott)이라고도 악기이름을 부르는데요.

막대기 (stick)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악기의 모습도 길어서 막대기처럼 생겼어요.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바순 작품으로는,

천재 작곡가인 모차르트 (1756-1791)가 18살에 작곡한 작품이에요.

이 곡은 바순이라는 악기를 위해 작곡된 협주곡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바순 연주자들에게는 중요하고 반드시 연주해야 하는 레퍼토리라고 하는데요.

추천하는 2악장은 매우 마음이 평화롭게 하는 서정적인 선율을 가지고 있어요.

독주악기인 바순과 반주를 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마치 절친 두 사람이 앉아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다정다감한 작품입니다


삶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가장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과 속마음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목젖이 보이도록 그리고 배꼽이 빠지도록 웃어보기도 하고 때론 헤아릴 수 없는 감정에 눈물을 보이기도 하지요.

전체적으로 낮은 음색의 편안하고 안정을 주는 바순 음색과 함께하시면서 다른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소곤소곤 해 볼까요?


미쳐 듣지 못한 마음의 소리와 잘 살펴보지 못한 건강을 생각해 보아요.!

가장 사랑해야 할 내 자신을 돌보아 주어요!



2 막스 브르흐 : “콜 니드라이” op.47

-M.Bruch "Kol Nidrei ", op. 47


https://youtu.be/i91RX2LhY8s


클래식작곡가들 중에는 신앙심이 대단했던 사람들이 많아요.

독일에서 활동했던 작곡가 막스 브르흐 (1838-1920)도 엄청난 신앙심을 가져서 음악공부를 마치고 또 대학에 입학해서 신학과 철학의 학위까지 딴 사람입니다.

이런 신앙심을 바탕으로 작곡하여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연주되는 곡이 바로 “콜 니드라이”-신의 날인데요.

이 작품은 유대교에서 속죄의 날 전야에 부르는 성가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해요.

‘잘못된 과거의 시간들을 바로 잡고 새롭게 시작을 하자’

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하네요. 사실 이 곡 때문에 독일 출신 브르흐는 나치정권 때 유대인이라고 의심받아 브르흐가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남겨진 가족들이 엄청 고통을 당했고 심지어 브르흐 작품들은 공연장에도 올리지 못했다고 해요, 연주자체를 아예 못하게 한 거죠.

이 곡을 들으면 종교적인 느낌을 떠나 마음이 매우 경건해집니다.

작품 속의 첼로 솔로와 오케스트라의 어울어짐이 엄청난 감동으로 밀려와 가슴이 엄청 벅차오름을 느낄 수가 있어요.

여러분은 자신의 삶의 시간 속에 감동을 받아 가슴이 마구 뛰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매일 바쁘고 똑같은 시간 속에서 점점 감성들이 메마르고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안쓰러운 모습입니다.

음악을 전공하고 심지어 무대 위에서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는 직업을 가진 저 또한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들 속에서 감정의 샘물이 말라가는 것 같아요.

슬픈 일입니다!! ㅠㅠ

브르흐가 남긴 최고의 작품인 이곡을 들으면요,처음 시작 부분은 마치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해야 할 것 같아요. 간절한 소원들이 음표를 통해 느껴지지요.

그러다가 오케스트라와 첼로의 앙상블로 봄의 따사로운 햇살 같은 포근함으로 지친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아요.

이곡 감상하시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무얼 가장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금껏 잘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칭찬하고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수고했다”, " 너는 잘하고 있어“




3.프란츠 슈베르트:

가곡 <백조의 노래> 중 세레나데 D.957

-F.Shubert <Schwanengesang > "Standchen" D.957





저는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일의 스트레스로 긴장의 선이 팽팽해져서 아슬아슬하게 끊어질 거 같은 순간에 이곡을 찾아 듣습니다.


바로 가곡의 왕인 슈베르트의 가곡 세레나데인데요.

슈베르트 가곡 하면 많은 분들이 떠올리시는 곡 중 하나이기도 해요.

이 곡은 <백조의 노래>라고 슈베르트가 죽고난 후 그가 남긴 14곡들을 묶어서 출판사에서 출판을 했어요.

왜 “백조의 노래”라고 이름을 정했는지 알아보니,

슈베르트의 가곡들의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그의 가곡들을 좋아하자

‘백조는 평소에 울지 않다가 죽기 전에 딱 한번 운다’ 라는 속설을 가지고 있어서 슈베르트가 죽고 나서도 그를 그리워하고 그의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팬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네요.


<백조의 노래> 14곡 중 4번째 “세레나데”는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노래에요

선율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것이 특징인데 그 간결함이 순수하고 청순함이 느껴집니다.

마음이 엄청 차분해지며 고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나를 다시 돌아보며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는 고요함이 무엇보다 필요하지요,

우리는 반드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끔 고독을 즐겨야하고 혼자만의 시간에 진정으로 나를 살피게 되고

내 영혼의 정원에 물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곡의 가사를 보면..


‘밤꾀꼬리가 우는 것을 들어보아라. 아, 저것은 나를 대신하여 달콤한 슬픔을 담고 있는 소리로 그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꾀꼬리는 내 가슴의 그리움을 알고 사랑의 번뇌를 알고, 은과 같은 소리로 감수성이 많은 마음을 흔들고 있다.......내 소리를 들어주리라... 어서 와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렴‘



이 곡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


자신의 마음속에서 울려 퍼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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