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달모양이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이 되죠. 정월대보름에는 우리나라 풍속에서 중요한 날로 여겨지며 여러 가지 행사들을 하기도 하는데요. 밤이 되면 밤하늘을 환히 비추는 둥근달을 보며 두손을 모아 자신의 소원을 한가지씩 빕니다. 그리고 꼭 정월대보름이 아니더라도 달을 보기만 하면 무언가 이루고 싶은 마음을 달님에게 비는 것 같아요, 어디선가 “달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그림책이다” 라는 문구를 본적이 있는데요.
아마도 달을 바라보며 각자 나름의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내어 그런 것이 아닐까 해요.
그런데 왜 유독 달님을 보며 우리는 간절함을 갖게 되는 걸까요? 오히려 더 강렬한 빛을 발산하는 햇님도 있는데 말이죠. 제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햇님은 그 강렬함 때문에 눈이 부셔서 제대로 보지 못하지요 .하지만 깜깜한 밤속에 빛을 비추는 달님은 그 자체만으로도 든든한 위안이 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밤이 되면 모두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러 가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죠. 그러니 몸과 마음이 여유로워 지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감성들도 아침과 낮 시간 보다 밤에 조금씩 더 피어 오르게 되는 것 같아요.그리고 깜깜한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달빛에 희망이 생기기도 하죠. 잔잔한 호수가에 달이 비추어 물결에 흔들리는 달을 본 적이 있으실 거에요. 마치 꿈을 꾸는 듯 아름답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여러 가지 상상력의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클래식 작곡가들도 달을 주제로 많은 작품들을 작곡했어요. 아무래도 우리처럼 달을 보고 감성충만해져서 악상들이 마구 떠올랐나봅니다.
우리도 달을 노래한 작곡가들의 음악들과 함께 감성충전 해볼까요?
1.안톤 드보르작 오페라 <루살카> 1막 중 아리아 “달에게 부치는 노래”
드보르작이 작곡한 3막의 오페라 <루살카>는 동화속의 요정이야기에 기초한 대본으로 한 작품으로 슬라브 신화 속에 나오는 물의 요정 루살카가 주인공이에요.요정인 루살카는 그녀가 있는 호수가에 찾아온 왕자에게 완전 마음을 뺏기죠. 인간세계의 왕자인 그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의 모습이 되어 왕자와 함께 살고 싶어하지만 인간이 될 경우 말을 하지 못하게 되고 인간이 되어 왕자에게 배신당한다면 요정으로 결코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죠, 하지만 인간이 됩니다. 혼자 인간세계에 온 루살카는 달을 바라보며 이러저리 헤매이다가 달에게 혹시 왕자를 보게 되면 자신의 마음을 전해달라고 노래를 부릅니다 . 바로 여기서 부르는 노래가 “달에게 바치는 노래”에요. 이 노래의 앞부분 반주는 하프의 연주로 시작되는데 그 선율이 매우 환상적이죠.그리고 이어 루살카의 운명까지 건 사랑의 간절함을 노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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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 잠시만이라도 조용히 발길을 멈추어 내 사랑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다오. ..그에게 나의 포옹을 전해주렴. 최소한의 순간만이라도 꿈속에 나마 나를 보도록 해 주려무나...그에게 말해주렴. 그에게 말해주렴...달빛이여 영원히 영원히!
가사내용처럼 멜로디도 극적입니다. 가사를 몰라도 이 노래를 들으면 무엇을 위해 온 마음 다하며 호소하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나요? 그렇다면 이 노래와 함께 빌어보아요.
다음 감상할 곡들은 달!하면 많은 분들이 떠올리시는 곡 2곡입니다. 먼저 소개할 곡은..!!
2 클로드 드뷔시 “달빛” (C.Debussy " Claire de lune")
드뷔시는 19세기 프랑스의 인상주의 음악의 ( 19세기 후반 -20세기 중반 프랑스의 미술에서 시작된 인상주의가 음악에 도입. 음악에 분위기와 암시를 중요시 하는 사조.끊임없이 변화하는 빛에 따라 순간의 느낌을 화폭에 담아낸 것처럼 음빛깔로 표현하려고 함)대표적인 작곡가입니다. 드뷔시의 달빛은 그의 피아노 작품집 <베르거마스크 모음곡> 세 번째 곡인데요. 밤하늘에 부서지는 달빛을 몽환적으로 한 폭의 그림처럼 음악에 표현한 곡입니다. 이곡은 폴 베를렌의 “ 달빛”의 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고도 알려져 있어요.
슬프고도 아름다운 조용한 달빛은 조요히 새들을 나무에서 꿈꾸게 하고...(달빛의 시 한구절)
시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밤의 정취가 풍경화처럼 나가오는 시입니다.
달빛을 받아 사람들이 위로 받고 희망을 꿈꾸고 있어요. 드뷔시는 이런 한 폭의 그림을 음악으로 표현했는데요. 정말 이곡을 들으면 밤의 고요함과 몽롱함 그리고 달빛으로 내 영혼이 잔잔하게 위안을 받는 것 같아요. 저는 이곡을 가끔씩 바이올린 독주로도 그리고 앙상블연주로도 연주를 하는데요, 연주하면서 홀로 밤하늘을 바라보며 달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이 연상되면서 나름의 꿈을 꾸게 됩니다.
물론 연주할때마다 꾸는 꿈은 달라요, 때로는 어릴적의 모습으로 때로는 현재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로 이동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고 싶으세요?”. 이곡과 함께 잠시 달콤한 순간을 만끽하세요.
3.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4번 올림다단조 op.27-2 "월광“ 1악장(L.V.Beethoven piano sonata no.14 in c#minor, op.27-2 "Moonlight" 1mov)
“1악장의 분위기가 달빛이 비친 스위스 루체른 호수위의 조각배 같다”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고 5년 뒤 이 작품을 듣고 음악평론가 렐슈타프의 감상평에서 시작되어 “월광”이란 제목을 가지게 되었어요. 정작 베토벤은 이 제목을 붙이지 않았다고 해요. 베토벤은 피아노를 아주 잘쳤는데 특히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능력이 탁월했어요. 그러니까 악보에 음표를 완벽하게 작곡하지 않고 연주 때 마다 자신의 느낌에 따라 자유자재로 연주를 한거죠. 그러한 연주 실력은 베토벤에게 큰 인기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월광소나타는 ‘환상곡풍으로’ 는 제목이 붙어져 있는 두 개의 작품 중 하나(1801작곡)인데요, 아주 낭만적이고 표현이 풍부한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당시 베토벤의 제자인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헌정되었다고 합니다. 두사람은 서로 좋아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근데 곡을 들으면 사랑이 시작되어 행복하고 기쁜 느낌보다는 다소 어둡고 우울감의 멜로디를 느낄 수가 있어요. 왜 그런걸까요?
베토벤은 어려서부터 청각에 문제가 있었어요. 이곡을 작곡할 때에는 귓병이 점점 심해져서 엄청난 불안과 고통을 받았을 때이지요. 과연 삶을 앞으로 잘 살 수 있을지,게다가 음악가의 직업으로 작곡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귀차르디의 집에서는 둘의 사랑을 아주 결사반대까지 했으니 , 베토벤의 고민의 무게가 어땠을지 감이 옵니다. 그리고 1802년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조금 떨어진 하일리겐슈타트에 가서 유서를 쓰기까지 했는데요. 그래서 이러한 베토벤의 심정 때문에 “월광”소나타는 기쁘지만은 않게 들리나 봅니다..
이곡은 너무나 서정적이고 낭만성이 풍부한 곡이여서 지금까지도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 하나인데요. (3대 소나타-비창, 월광, 열정)
베토벤의 인생 전체를 보았을 때 이 시기는 분명 베토벤에게는 위기였고 어마어마한 시련의 시기였지만 베토벤은 이 시간 이후 자신의 음악세계에 변곡점을 맞이했고 다음에 다가올 낭만주의의 문을 연 작곡가가 되었죠. 어찌 보면 이곡을 작곡하며 자신의 아픔을 스스로 달래고 위안을 받았을 겁니다.
우리의 삶은 항상 순탄하지 않아요 . 수없이 많은 시련과 걱정의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시간은 우리를 더욱 단단히 만들어 줍니다. 베토벤의 삶의 변곡점에서 작곡된 “월광”소나타 1악장 함께 감상 하시면서 제목처럼 호수가에 비친 달빛을 떠올리어 보아요. 그리고 하루 동안 수고한 나를 칭찬해 주어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