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좀 빌려주세요
저 많은 아파트 빌라 주택 중에도
마음 뉠 곳이 하나도 없다
주식도 모르고 코인도 모른 탓에
모든 생의 마음을 저축만 했다
네 마음 한 구석 다섯 평정도만
내 마음 하나 뉘일 정도만
그게 그렇게 값비싼 일이라
모두를 내어준 엄마에게도 아무것도 주지 않고
십년지기 친구도 초면이 되고
대출할 곳 없는 나는 형편없고
그렇게 다 쥐어짜서 모은
가난한 마음들
원망들
사랑들
내게만 크고 네게는 모자란
방 하나로도 족한 그런 마음
내 온 마음을 들고 너는 날랐다
내가 살 곳은 없었다
내 마음 뉘일 곳
온갖 데서 월세방 문을 두들겨
나는 나를 두들기고
기억은 강물에 빠지지 못하고
신발에 눌어붙어 발목을 붙잡고
너무도 추해서 거둬지지 못하고
내 마음 하나 뉘일 곳 없어
비렁뱅이보다 못하게 쪼그려 앉아
마음 좀 돌려달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