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어도 오래 피는 꽃처럼,
길을 걷다가 작은 꽃 한 송이를 보았습니다.
아주 작고, 아주 수수한 꽃이었습니다.
누가 이름을 물어도 선뜻 답하기 어려울 만큼
익숙하지도, 유명하지도 않은 그런 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그 꽃은 다른 꽃들보다 훨씬 오래 피어 있었습니다.
봄이 와도, 여름이 와도,
장미가 피고 지고, 해바라기가 피고 지고,
수국이 피고 지는 사이에도
그 자리에 가만히 피어 있었습니다.
누구의 관심을 바라지도 않고,
칭찬을 기다리지도 않으면서
그저 바람이 오면 고개를 흔들고,
햇살이 오면 살며시 웃으며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이름 없는 꽃이 더 오래 피는구나.
아무것도 꾸미지 않아도,
아무 이름 없어도,
그저 스스로에게 충실하면
이렇게 오래 피어 있을 수 있는 거구나.
사람도 그런 것 같습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누구도 불러주지 않아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피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빛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자기답게 피어 있는 것,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 저는 그런 꽃을 닮고 싶어졌습니다.
이름 없어도 오래 피는 꽃처럼,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저도 제 하루를 피워내고 싶습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그저 저만의 속도로
저만의 색깔로
오래 피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