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벤치는 그래서 참 따뜻합니다.
여행길을 걷다 보면
참 자주 벤치를 만납니다.
조용한 공원 한쪽,
작은 역 앞,
바닷가 모래길 끝,
느린 골목 어디쯤.
그곳엔 늘 누군가
잠깐 마음을 내려놓았다 간 자국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기다림을 앉혀두고 갔고,
누군가는 그리움을 내려놓고 갔으며,
또 누군가는 고단한 하루를 잠시 기대어 갔겠지요.
그런 벤치를 보면
괜히 한 번 앉아보게 됩니다.
아무 말도 없는 벤치인데
어쩐지 말없이 위로받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잠깐 앉아 있으면 바람이 등을 다독이고,
햇살이 무릎 위에 내려앉고,
새소리, 사람 소리, 골목 냄새까지
하나하나 마음을 천천히 풀어줍니다.
그래서 벤치를 보면
마음도 잠깐 내려놓고 갑니다.
서둘러 쥐고 있던 생각도 놓아두고,
조금 무거웠던 걱정도 살짝 내려놓고 갑니다.
길 위의 벤치는 그래서 참 따뜻합니다.
누구에게나 자리를 내어주고
누구에게나 쉼을 건네는 자리.
언젠가 다시 그곳을 지나갈 때
벤치가 여전히 거기에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음을 놓고 가도 괜찮은 곳.
그런 벤치 하나,
우리 마음에도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