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
저녁이 내려앉은 마을에는
시간도 걸음을 늦추고 있었습니다.
해가 산 너머로 물러나고
골목길 담장 위로 고양이 그림자가 길어지면,
마을은 하루 종일 품고 있던 소란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하지요.
빨랫줄에 걸린 셔츠가 바람에 살랑이고,
가게 앞 의자엔 주인장이 잠시 허리를 펴며 앉아있고,
저녁밥 짓는 냄새가 골목마다 퍼져나가면
그곳엔 말로 다 못할 평화가 깃듭니다.
누구는 자전거를 끌고 돌아오고
누구는 집 앞 꽃에 물을 줍니다.
작은 창문마다 노란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저녁,
그 불빛이 어쩐지 마음을 오래 머물게 합니다.
저녁이 내려앉은 마을에는
세상의 모든 서두름이 조금 멀어져 있습니다.
바쁜 하루를 통과해 온 사람들이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
하루가 천천히 저물고
작은 마을엔 저녁이 포근히 깃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녁이 내려앉은 마을은
제 마음 안에도 조용히, 오래도록 내려앉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