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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한게 좋아 Aug 16. 2024

기차여행의 묘미

느리게 흐르는 시간

기차여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가끔은 인생의 분주함 속에서 잠시 벗어나,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 몸을 맡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기차는 참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열차에 오르면,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늘 그렇듯 조용하고, 그리움이 담긴 색깔로 물들어 있습니다.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초록의 들판과 아늑한 시골 마을들은 오래전 잊힌 추억의 한 장면처럼 아련합니다. 기차는 그 속에서 조용히 레일을 타고 흐르며, 시간 여행자가 되어 과거의 풍경 속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작은 역들은 하나하나가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 정겹습니다. 간이역에 잠시 멈춰 서면, 오랜 시간을 품고 있는 작은 마을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곳에는 흔들리는 기찻길 옆으로 세월을 견뎌온 나무들이 서 있고, 그 아래에는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벤치가 있습니다.


그 벤치에 앉아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시간이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기차는 우리를 서두르게 하지 않습니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창문 너머로 흘러가는 풍경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바라보게 만들며,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감정들을 다시금 불러일으킵니다.


기차 안에서 들리는 조용한 음악과 함께, 마음은 점점 차분해지고 따뜻해집니다.가끔은 이렇게 기차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서, 조용한 기차 안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그 순간은 소설 속 한 장면처럼 낭만적이고,  순수한 감성을 되살려줍니다.


기차의 흔들림 속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잊고 있었던 꿈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시간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조금 더 나다운 삶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느리게, 그러나 확실하게. 그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과 평온함이야말로 진정한 기차여행의 묘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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