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에세이 _ 002
모든 사람에겐 각자만의 에너지 충전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건만 해도 건전지로 충전이 되는 것, 충전기로 충전이 되는 것이 있듯이 말이에요.
여기서도 또 여러 가지 방식이 나누어집니다.
건전지 충전이더라도 AA, AAA, 6V, 9V 등으로 나뉘고
유선 충전이더라도 c 타입, 8핀 등으로 나뉘는 것처럼요.
사람도 똑같지 않을까 싶어요.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며 충전을 하는 사람,
취미에 몰두하여 충전을 하는 사람,
혼자 조용히 시간을 가지며 충전을 하는 사람,
저는 혼자 조용히 시간을 가지며 충전하는 쪽에 속하는데요.
온전히, 오롯이 혼자일 때 에너지가 충전이 됩니다.
사실 '충전하는 날'이라고 정하면
저는 그날 하루 종일 밖을 나가지 않아요.
아침에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좋아하는 잠옷을 입고
뽀송한 상태로 집 안에서만 하루를 보내는 거죠.
그럼 혼자서 무얼 하느냐?
혼자서 부지런히 사부작사부작 거립니다.
아침,
늘어지게 늦잠을 자지 않고 8시 전후로 기상 후
창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합니다.
새파란 하늘이 보인다면 시작부터 에너지 10%는 이미 충전된 상태에서 시작해요.
저는 가끔, 아니 종종 날씨에 영향을 받는답니다.
근데 또 이것도 뒤죽박죽 제멋대로예요.
우중충한 하늘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도 좋을 때가 있거든요.
그날의 날씨를 확인했으면
환기를 한번 시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듯 시원한 공기를 맘껏 마십니다. 그리고 생각을 해요.
'오늘 점심 뭐해 먹을까?'
집에 재료가 넉넉하다면,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간단한 요리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예쁜 그릇에 예쁘게 옮겨 담아요.
그리고 사진으로 기록해둡니다.
보기에도 예쁜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 저는 너무나도 공감하는 말이에요.
예쁘게 플레이팅 된 음식을 먹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렇게 저는 예쁘고 정갈한 한 끼를 먹습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에너지 충전을 합니다.
오후에는 홈 카페를 즐기는데요.
'충전하는 날'을 정하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 전날 미리 준비를 다 해놓습니다.
다음날 먹을 간식, 커피, 등등...
미리 사놓은 간식을 꺼내고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이것 또한 제일 맘에 드는 머그컵과 디저트 접시를 고릅니다.
보고 싶었던 영화나 만화를 보며 티타임을 보내죠.
저는 또 이렇게 에너지 충전을 합니다.
밤에도 저만의 충전 루틴이 있는데요,
바로 스킨케어입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해서 스킨케어를 하는 건데
팩을 하고, 보습을 하고, 마사지를 하고
스트레칭도 해주면 더욱 뿌듯해진답니다.
그리고 방에 룸 스프레이를 뿌려주고,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은은한 조명을 키고 저만의 시간을 즐깁니다.
이 땐, 영상을 보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하고,
블로그를 쓰기도 해요.
언젠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만의 에너지충전 방식을 알고 있어서 다행이라고요.
온전히 나의 하루를 보냄으로써 저는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여유를 느끼고 위로를 받아요.
스스로에게 위로받고, 또 극복을 하고,
그 과정 속에서 나만의 행복을 느낍니다.
오늘도 저는 저만의 행복을 경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