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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진 Mar 22. 2024

직장인에게 연봉 빼면 뭐가 남는데?  



'직장인의 에너지, 월급'


"연봉을 500만원 정도는 올려서 이직을 해야지?"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4번이 넘는 이직 동안 단 한 푼도 연봉을 올리지 못했다. 심지어 연차는 쌓였지만 연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겠지만 가능한 이야기다. '직장인에게 연봉 빼면 무엇이 남는단 말이야' 라고 똑똑한 청년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해탈해 이 어려운 세상에서 돈을 벌고 있음에 감사하는 중이다. 그러나 아쉬운건 아쉬운지. 나는 지난 연봉 협상에서 당당하게 연봉 인상을 요구하지 못한 나를 후회한다.





'연봉 통보'


중소기업을 다니던 나는 나의 직장을 지인에게 소개하길 꺼려했다. 회사 건물도 다 쓰러져가는 컨테이너 느낌이었는데 솔직히 부끄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봉이 계약직 때보다 작았다. 그래서 이직에 목숨을 걸었게 되었다. 시간을 흘러 그간의 노력을 보상이라도 받은 듯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를 연봉과 좋아질 복지를 기대하며 부모님께 나의 대단함을 자랑했고 앞으로 효도하겠다고 다짐했다. 부모님은 자신의 친구들에게 자식의 성공 이야기를 늘어놓으셨고 앞으로 돈도 많이 벌 것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의 기대를 무참히 짓 밞았다. 아니 현실 감각이 없었다는 편이 더 말이 맞겠다. 


최종합격 후 이직을 확정하고 얼마 후 전화가 한통 울렸다. "여보세요?"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속에서 말이 흘러나온다.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연봉 처우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올 것이 왔다 생각한 나는 연봉이 어떻게 책정되었는지를 물었다. "회사 방침상 저희 회사보다 작은 회사에서 오신 분들은 예외 없이 연봉 수평이동입니다." 천청벽력 같은 소리였다. "동의하시나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알아듣지 못할 말에 얕은 신음이 튀어나왔다. "네...? 흐음.." 쇄기라도 박겠다는 듯 인사담당자는 나에게 통보했다. "동의 안 하시면 입사는 취소입니다." 그말에 한 3초간 '멍'했던 것 같다. 이미 부모님께 자랑이라는 자랑은 다했는데 이직을 안 하는 것도 이상했고, 무엇보다 빨리 중소기업을 탈출해 제대로 된 경력을 쌓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연봉 인상을 한 번도 외치지 못하고 연봉협상을 마쳐야 했다. 아니 연봉 통보를 끝냈다.







'허공에 외치는 한마디, 당신이 뭔데 회사에 급을 매기는가!'


수평 이동 통보를 받고 너무 억울했다. 어떤 기준으로 회사의 급을 매기는 건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은연중엔 인정하고 있었다. 지금의 회사는 확실히 작다는 걸...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경력부터 다시 쌓자고. 제대로 된 곳에서 제대로 된 경력을 쌓고 제대로 연봉을 올려보자고. 그리고 지금 초심은 어디 갔는지 매달 꽂히는 월급을 보며 한탄한다. 아.. 연봉 올려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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