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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쓰고 볼 일

글은 살아있다

by 정희정

한 권이면 충분해

우선 한권으로 시작해보자. 오늘도 나는 단한줄을 찾기위해 책을 펼쳤다. 책속에 수많은 말들과 수많은 어휘들.그런건 모르겠고 내눈에 섬광처럼 띄이는 구절이 있다. 나는 매일 그런구절을 탐색하고 발견하고 찾으려 애쓴다.

책이 보기싫을때가 있다. 어느책에서 말한거처럼 나만 빼고 다들 잘나가고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는 집안구석구석 박혀있는 책들에 마음이 가지않는다. 왜그런가했더니 나는 이런상태인데 우울하다못해 방바닥을 비비고 구석으로 피하고싶은 기분같은. 그런데 책을펴니 나만빼고 다들글도 잘쓰고 잘사는것같다. 그러니 내몸 내컨디션을 보아가면서 책도 눈에들어온다.


기분이 거치적거릴때는 나는 <좋은생각>을 펼친다. 으레서점 한귀퉁이에, 혹은 계산대근처에서 늘상 볼수있는 자그마한 소책자. 한글 한글 읽어나간다. 마음이 끌리는 부분을 읽어나간다. 사람사는 이야기다. 한권의 책은 부담스럽지만, 이 좋은생각 책자는 나에게 톡톡와서 말을 건넨다. 괜찮아~나에게 쉼표를 주는것 같다.

물음표 투성이인 인생에 쉼표를 가끔 선물해주는것. 그게 나를위한 위로라는걸 안다. 눈에 띄이는 구절이나 속속들이 마음을열어주는 명언도 본다. 잔잔한 호숫가처럼 잔잔하게 내마음을 일렁인다. 촉촉히 내리는 비처럼 내마음을 적셔주기도 한다.

가끔은 내손에 살포시 들어오는 얇은책자인 <좋은생각>도 좋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참 오래되었다. 누가보면 그얘기가 그얘기 아니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번 새로운내용이고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오래되었고 정말 편안한친구처럼 늘 곁에 있는듯하다. 나만 힘든게 아니라고, 모두 거쳐가는길이라도 말해주는듯 하다. 그리고 나는 이 소책자에 무려16번이나 원고를 응모해보았다. 아쉽지만 미채택.미채택.미채택..15번의 미채택은 나에게 포기와 오기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했다. 내 글도 좀 봐주세요~내 글도 좋지않나요? 한번만 실어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응모를 했다. 단한번 채택은 안됐지만 소정의상금은 받은적이 있었다, 기대를 했고 내이야기를 썼고 이정도면 된거 아닌가? 그럼에도 나는 또16번째도전을 했다.


단 한줄이면 돼

책에서 단 한줄을 찾는다. 한줄이면 오케이, 열줄이면 더욱 오케이. 책을 처음부터 파고들지 않는다. 제목보고 중간쯤 펼쳐 내용을 본다. 단 몇페이지를 보아도 궁금한 책이 있다. 그책을 사고 그책을 읽는다.

욕심내지 않는다. 처음부터 맨끝까지 읽는다고 머릿속에남지 않는다. 교과서처럼 밑줄과 동그라미 치며 달달 외울것도 아니다. 단 한줄이라도 문득 내살에 스쳐지나가는 깨달음을 주면 참 고마운 일이다. 아, 내가 이런 기분이었구나.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깨달음,


책에서 한줄을 찾습니다

스리슬쩍 펼친 부분에서 눈에 닿는 대목이 있을수 있다. 찬찬히 들여다보고 발견하는 대목들도 있다. 책을 마음껏 가지고 놀아보는것도 좋다. 책마다 잘읽히는 책이 있다. 한페이지도 넘기기 어려운책도 있다. 나에게 너무 먼~책도 있다. 언젠간 펼치겠지 하는 책도 있다. 그저 지금이순간 내구미에 당기는 책을 산다.


이제는 남 책 말고 내 책

남 책은 참 많이 보았지?이책 저책 빌린책 내가 돈주고 산책 오래된책 새책 정말 많이도 보았다. 책내공은 이렇게 스리슬쩍 쌓이는것 같다. 그림책도 아이에게 많이 읽어주었고 내책도 많이 읽었다.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집에서 차에서 의자벤치에서, 해좋은날에도 비오는날에도 시끄러운 날에도 조용한날에도..

이제는 남 책 말고 내 책을 쓰고 싶다. 한권의 책으로 시작했고 두번째 세번째 죽죽 써내려가고 싶다.


어느공간에서 어느시점에 내 글에 숨을 불어넣어줄지 모른다. 글은 살아있다. 내 경험이 살아있고 내생각이 살아있듯이 글은 나와 함께 할것이다. 조용한 카페에서 한자 한자 써내려간다. 어제도 쓰고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쓸거다. 막힘없이 써내려간다는건 실로 어렵다. 그래서 매일 관찰하고 나와의 카톡에 메모를 한다. 책에 메모를 하고 글감을 생각하고 맞추어보기도 한다.


나는 글력이나 독해력은 형편없다. 그래서 무조건 노력해야하는걸 안다. 글쓰기는 엉덩이고 지치지않는것이 나름의 방법이다. 퐁당퐁당 쉬어가면서 놀다가도 그만두지만 않았다. 부족하기때문에 메모해두고 모자라기때문에 오늘도 쓴다. 오늘도 나는 글력을 키우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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