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는 돌 무렵 부터 어린이집을 다녔다. 어린이집에서 매달 하는 조그마한 행사가 있다. 그건 바로 매달 생일인 아이들을 위해 차려지는 생일잔치! 생일인 어린이들은 (부모가) 떡이나 케잌, 과일, 과자등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미리 각자 원하거나 전달받은 것들을 준비한다. 다른 친구들은 생일잔치 전에 미리 조그만 쪽지를 전달 받는다. OO반 OO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소정의' 선물을 준비해주세요~
소정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이번 기회에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소정의 의미는 '정해진 바' 였다. 작은 선물? 작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뜻이었다. 최근 유퀴즈온더블럭에서 출제된 문제였나보다. 검색하니 관련 기사들이 주루룩 나온다. 거기서도 대부분이 '작은...'의 의미로 잘못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린이집에서 준비하라고 한 '소정의' 선물은 이미 정해진 선물을 준비해달라는 의미였다. 가만보자. 매달 고민이 되었다. 작게는 1000~2000원 사이의 부담없는 가격에서 생일인 친구들을 위해 어떤걸 선물하면 좋을까? 급하게 집에 있는 물건을 보낸 적도 있고 (1+1으로 구매한 칫솔이나 치약, 비상간식으로 쟁여둔 젤리나 과자 등등) 나름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고심하면서 고른 풍선이나 클레이도 있었다.
최근 생일인 친구가 답례품(?) 답례선물을 한 적이 있는데, 어린이집 가방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던 종이팩에는 의미있는 글이 쓰여져있었다. 책 속의 한 구절, 육아와 관련된 부분이었는데 앞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될 너에게.. 란 뜻으로 엄마의 손글씨로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책 속의 한 구절을 후루룩 그냥 읽고 지나간 적이 많았는데, 내심 부끄러웠다. 나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하면서 말이다. 아는 것과 한번 쓰는 것은 천지차이다.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생각에만 열중했었지, 아이를 키우면서 사실 엄마들 사이에 교류할 일은 극히 드물다. 이런 생일선물의 기회로 아이 뿐만 아니라 엄마들에게 한줄의 의미있는 손글씨를 적어보내면 어떨까 생각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나 좋아하는 것들을 선물받는 일도 좋지만, 함께 같은 어린이집을 보내는 함께 하는 부모로서 서로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고, 아주 가끔은 엄마를 위한 선물을 보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아이 양말 하나 더하기 엄마 양말 하나.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럼, 아이들을 위한 부담 없는 선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마트 한 바퀴를 주욱 둘러보았다. 문구류 코너에도 가보고 과자류, 아이용품류 쪽도 둘러보았다.
1. 풍선
아이들은 풍선부는 것,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집에서 엄마아빠가 풍선을 불고 묶고 팡팡 던지면서 노는 것은 늘상 동영상을 보는 지금의 시기에 색다른 활력소가 될 것이다.
2. 클레이
조물락 조물락 촉감놀이에도 좋은 클레이. 엄마아빠와 함께 만드는 재미가 있는 클레이도 있고, 단순한 색만 들어간 클레이도 있다. 큰 딸은 슬라임에 푸욱~ 작은 딸은 클레이에 푹 빠진 요즘이다. 슬라임은 찐득하고 물컹거리는 느낌이 있어 초등학생 이상 만지는게 좋다.
3. 스티커
숫자 스티커, 공룡 스티커, 공주님 스티커, 사랑해 스티커, 야광 불빛 스티커, 자동차 스티커 등 다양한 스티커의 세계가 있다. 아이들은 붙이고 떼었다가 다시 붙이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가능하면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가 좋을 것 같다.
4. 크레용, 불빛나는 볼펜, 형광펜, 사인펜
쓱쓱, 찌익. 주욱~ 아이들의 볼펜 잡는 모습, 크레용 잡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까? 둘째는 일찍 연필잡는 모습을 보였다. 다양한 색칠도구들이 있고 언니를 따라하면서 금새 배운 것 같다. 한 손으로 뭉뚱그려 잡는 게 아니라 정확히 연필을 잡듯이 필기구를 잡고 그린다. 슥슥 자신의 팔과 다리, 몸에는 물론 바닥 (다행히 크레용은 물티슈로 잘 지워진다) 종합장, 스케치북에 여지없이 그린다. 블루~ 퍼플~ 하며 색깔이름을 말해가며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가 하면 뚜껑을 뺐다 끼웠다 놀이를 한다.
5. 여아들은 예쁜 삔이나 반지
집 근처 영유아 치과를 간적이 있다. 새로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이 있다. 스티커나 공주님들을 위해 반지다. 약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반지는 생각보다 저렴이다. 한꺼번에 사두고 하나씩 아이들에게 건넨다.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고른다. 첫째 아이는 치과를 갈때마다 치료를 다 받으면 선물주는 반지를 기다리며 좋아했다. 키티반지, 꽃 반지 등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지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유용한 아이템이다.
6. 비타민이나 각종 과자 캔디, 음료
마트에서도 약국에서도 비타민이나 홍삼어린이 음료는 늘 준비되어 있다. 외출 용으로 아이를 달래기위해 한 개, 두 개 챙겨둔다. 아이간식을 살 때 여유분으로 몇 개 더 사둔다. 요즘에는 24시간 열린 편의점이 있어서 급하게 어린이집 선물을 챙겨야하는 날에는 편의점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고무줄, 스티커, 데일밴드 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캔디, 젤리, 음료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7. 양말
양말은 참 쓸모있다. 센스있는 선물 중 하나다.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들은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엄마들은 좋아한다. 실용적이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하나 둘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는데 양말도 그 중 하나다. 1000원이면 마트에서 한 세트로 이쁜 걸로 골라 선물을 보내면 좋다.
8. 칫솔 또는 치약, 데일밴드
보통 칫솔이나 치약을 살 때 1+1 으로 구매를 하게 된다. 같이 딸려오는 경우가 많다. 하루 1~2번은 꼭 치아를 닦으니 은근히 필요하다. 따로 선물을 준비해두지 않았다면 보관하고 있는 칫솔이나 치약도 좋은 선물이 된다. 데일밴드는 상처가 날 때 붙이는데, 아이들은 데일밴드 역시 스티커화 한다. 떼었다 붙이는 걸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 핑크퐁, 뽀로로 등 캐릭터 데일밴드를 선물해주면 살짝 넘어졌는데도 호~ 하고 붙여달라고 쪼르르 달려온다. 아이들에게는 데일밴드는 밴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9. 마스크
어린이집에 종일 있으면서 마스크를 매일 착용한다. 아이들이 안쓰럽다. 가능한 편안한 마스크로 착용해주어야 한다. 카카오선물하기에서 발견한 이 마스크는 지금 4살이 된 아이에게도 너무 좋은 마스크가 되어 주었다. 이전에는 약국에서 늘상 있는 것으로 크기도 맞지않고, 헐거워서 아이가 불편했는데 새부리 모양으로 맞춤으로 만들어진 이 마스크는 아이에게 큰 불편함 없이 잘 착용하고 있어서 안심이다.
10. 실용적인 컵 또는 수저
글 초반에 종이팩에 좋은 책 구절문구와 함께 전달된 물품은 컵과 칫솔이었다. 컵이 한 개 두개 늘어나도 또 그때그때 필요한 것이 컵이다. 아이와 목욕을 할때 목욕놀이를 하기도 하고, 칫솔용으로 당연히 컵이 필요하다. 물 마시는 컵도 1~2개가 필요하다. 어쨌든 컵은 많으면 많을소록 좋았다. 수저와 포크(젓가락) 등의 수저세트도 아이의 식사시간을 위해 중요하고 꼭 필요한 물품이다.
아이들에게는 사탕, 과자가 좋을 것이고 엄마 입장에서는 실용적인 물건이 좋을 것이다. 이것 저것 요것 저것 짬뽕해서 선물받는 기분은 솔직히 좋다! 내가 고민한 만큼 엄마들도 고민했을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가방을 여는 순간 첫째 아이가 조르르 달려와서 말했다.
"엄마 오늘은 뭐 받았어? 선물 뭐 받았어?"
선물은 늘 언제나 받아도 좋다!
p.s. 독자님들은 어린이집 선물을 어떤 것으로 준비하시나요? 독특한 아이템, 기발한 선물? 무엇이든 좋아요. 함께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나는 이런 걸 받으니 참 좋았어! 하는 것도 괜찮고요.^^
그리고 가끔 어린이집 선물을 까먹는 날도 있어요. 그럴 땐 그냥 다른 선물들 틈에 묻어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