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지도 매일 보는 기적의 마법

by 정희정

오늘도 보물지도를 보았는가?


어제는 내가 좋아하는 잡지에서 잘라서 붙여둔 사진이미지들을 정리했다. 내가 자주 가는 집 앞 스타벅스에는 노블레스 잡지가 있다. 잡지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내가 유독자주 보는 잡지는 바로 노블레스 잡지다. 가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주문하고 시간을 때우기도 하고 이미지들을 보며 힐링? 하기도 한다.


보물지도를 만든 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2년 전쯤, 코르크보드 판을 인터넷에서 구매 후 보물지도를 만들어보았다. 별다른 건 없다. 잡지에 있는 사진을 오려서 붙이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일들? 가지고 싶은 것, 살고 싶은 곳 등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두는 일이다.

구글에서 이미지를 찾아보기도 하고, 내가 자주 들여다보는 잡지에서 이미지를 찾아보기도 한다. 그렇게 완성한 나만의 보물지도에는 그 당시 꿈꾸었던 다양한 책방의 모습도 있었고 타고 싶은 차도 있었고, 가지고 싶은 가방이나 아이템도 있었다.


만들어두고 복도 한편에 코르크보드판을 붙여두었다. 알게 모르게 내 시선이 자주 향하게 되는 곳이 좋다. 누군가 놀러 왔을 때 (자주 놀러 오는 사람이 일단 드물다) 내 보물지도를 보거나 비웃거나? 들킨다면 창피할 것 같은가? 이전 자기 계발서 관련 글에도 적었지만, 내가 정말 힘든 시기에는 오로지 나만 생각난다. 내가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또 비웃으면 어떤가? 이런 보물지도를 만든다는 것부터가 내 삶을 내 인생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다.


오늘 내가 운영하는 최고그림책방에서 독서모임이 진행되었다. 매주 목요일마다 독서모임을 진행하는데 (함께 하고 싶은 분은 언제든 환영한다! 한 달 회비가 2만 원이다. 책값은 별도) 한 달에 한 권 선정도서를 정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듣는다.

오늘 처음 참여한 회원도 있었고 매주 부지런하게 책방을 드나드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회원도 있었다. 독서모임의 이번달 도서는 책과 글쓰기에 관한 책이었다. 독서모임이라고 해서 꼭 책만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심지어 안 읽고 와도 된다!! 다른 독서모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은 한 장 읽어도 되고, 안 읽고 그냥 와도 된다. 처음 참여하거나 안 읽고 올 때는 오히려 다른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더 집중한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번주 책의 주제인 '글쓰기'에 관한 에피소드를 공유했다. 그리고 책상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았다. 정해진시간은 단 10분. 10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고 우리는 각자 노트에 '책상'에 관한 글을 적어내려 갔다.

손의 움직임이 빨라지기도 하고 또는 느려지기도 했다. 생각하기도 하고 손을 움직여 적기도 했다. 각자의 속도는 다르지만, 책상을 생각하는 느낌은 같았다.

자신의 글을 읽어 내려가고, 나영 님의 차례가 되었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나영 님의 귀여운 모습에 오늘 독서모임도 웃음이 넘쳐난다.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책상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부를 하기에 집중하기에 좋은 책상이야기와 나중에 자신만의 서재를 갖고 싶다는, 초록빛 색깔이 연상되는 원목책상과 서재에 관한 목표에 대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풀어놓는다.

어떤 이미지를 보았다고 했다. 그런 서재를 갖추고 한가로이 서재에서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며 편지를 적고 있는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미지란 이런 것이다. 지금 당장은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쁘고 여유가 없을지라도, 나만의 소중한 보물지도를 바라보며 '나의 곧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 그런 과정을 조금 더 준비하고 단축시켜 줄 수 있는 보물지도를 만들어보는 일은 사실 어떤 일과 보다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다.


노블레스를 스타벅스에서 자주보고 이미지를 연상하고, 그에 얼추 비슷한 영감에 이끌려 책장을 고르고, 옷을 고른다. 당장의 여유가 없을지라도 얼추 비슷한 형태를 알게 모르게 따라간다.

"이미 가졌다"라는 생각과 확신을 하고 태도와 행동은 여유로워진다.

노블레스잡지를 매달 구독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당장은 못 사지만, 당장은 이런 차를 못 타지만, 보물지도안에서 만큼은 내 마음대로 꾸며보고 상상할 수 있다. 나의 취향이나 안목도 알 수 있고, 이미 이루어졌다는 꿈의 목표를 매일 들여다보면서 삶의 방향이 조금씩 맞추어지는 경험도 한다.


사진과 이미지만 붙이는 게 아니다. "모두 이루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이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한과 감사의 말을 함께 적어둔다. 보물지도의 가운데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내 사진과 가족의 사진을 함께 붙여둔다.


어떤 식으로 할지는 내가 정하면 된다. 작가 정희정의 보물지도는 나의 책방에, 나의 집에 자리한다. 처음에는 나 역시 어색하고 이루어질까? 의구심이 든 게 사실이다. 일이 년이 흐른 지금, 그 당시에 붙여놓은 사진이미지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신기하고,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책방도 열었고 원하던 강의도 했고, 작게나마 하나씩 시도하면서 이루어진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간다. 당신의 보물지도는 무엇인가? 모르겠다면 지금 한번 적어보는 것도 좋다. 내가 바라는 이미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내 눈앞에 보이는 이미지와 좋은 말들이야말로 내 꿈을 이루게 해 주는 보물이 될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