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자 이조영 Aug 11. 2020

자유로운 삶을 위하여!

생각의 계층구조


나를 찾아서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건 20대까지나 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 치기 어린 행동을 해도 '젊음'이 모든 것을 통과시켜줄 만능 티켓처럼 느껴졌다.


30대가 되고 인생의 풍파를 넘나드는 동안 내 마음보다는 세상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해도 되는 일보단 해선 안 되는 일이 더 많았다. 어른이니까, 그래야 한다고 했고, 나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감상을 즐길 시간은 종료된 듯 편히 허락되지 않았다. 불량배처럼 치덕거리는 삶의 애환이 감상 따위는 사치라고 윽박질렀다.


"정신 바짝 차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구. 마음 약해선 아무것도 못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쫓기듯 세상이라는 정글 속으로 내몰렸다. 먹을 걸 구해기 위해 무기를 만들어야 했고, 무서운 짐승이 나타날까 봐 사방을 경계하느라 늘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정글의 밤은 소름 끼치도록 고독했다. 정글에서 살아남을 궁리를 하느라 찬란하게 빛나는 흑비단의 밤하늘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흑비단에 알알이 박혀 있던 별무리의 속살거림은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지쳐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 그리고 나의 마음도 잃어버렸다.


문득 마음 가는 대로 살고 싶어졌다. 정글이 아닌 사막이라도 좋으니. 때 묻지 않은 별들로 가득한 사막의 하늘 아래 누워 삶의 찌꺼기들을 죄다 게워내고 싶었다.

세상의 기준들은 허공에 매달린 올가미 같아서 길을 걷다가도 턱턱 목을 죈다. 그게 무서워 집에 박혀 있어도 나를 얽매는 올가미에선 자유롭지 못할 때가 많다.

그 어디서든 편히 숨 쉴 곳이 없다는 불안과 피로감. 이젠 세상의 올가미를 끊고 어린아이처럼 자유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살고 싶었다.



나는 그 무엇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존재



이름도 정해지지 않았던 본질의 나로 돌아가 자연의 일부로 존재할 수 있다면...

그런데 겸손하지 못한 나란 인간은 자연과도 어우러지지 못한 채 삶의 배변이나 쏟아내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구나.

 

잠이 오지 않는 밤. 나인 듯 내가 아닌 듯 몽롱한 정신 속에서 덕지덕지 붙은 찌꺼기를 빗소리에 씻어낸다. 삶의 무게로 잔뜩 짓눌렸던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

나는 사막의 뜨거운 모래이며 차갑게 반짝이는 별, 무색무취의 공기. 감수성을 가득 담은 엽서이고, 색색별 볼펜,  노오란 스탠드 불빛, 가슴 아리는 라디오 음악...



나는 또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



나를 무엇으로든 정의할 수 없고, 또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건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없는 빈털터리이기 때문이다.


'빈털터리... 그렇구나.'


자유로운 삶이란 결국 빈털터리가 되는 것.

존재감을 드러내려 애쓰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

내가 존재하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것.

삶과 하나가 되는 것.

이젠 편히 잘 수 있겠다.

잠들지 못하는 모든 이들이여, 굿 나잇.



문제 상태에서의 나를 점검하기

1. 갈등을 겪고 있는 문제 하나를 떠올린다. (목표도 좋다)
2. 환경 : 그 일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3. 행동 : 무엇을 하는가?
4. 능력과 자원 : 그것을 할 때 나의 능력과 자원은 무엇인가?
5. 신념과 가치 : 1번을 떠올린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신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6. 정체성 : 그것을 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7. 영성 : 그것은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가?




이전 15화 모든 수식어가 사라질 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