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기본은 상상
“이분들 이렇게 착해서 어쩌나...”
글쓰기 수업을 마치고 과제로 내준 글을 읽은 뒤 느낀 소감이다.
수업 주제는 기승전결. 글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이다.
보통 엄마로만 살아온 분들이어서(주어진 삶의 테두리 안에서만 살아온 분들) 자신의 일상적인 이야기 외에는 상상력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었다.
모든 글에 상상이 필요한 건 아니다. 정보 전달 위주의 글은 팩트를 더 중요시하니까.
그렇더라도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상상은 기본이다. 같은 팩트라도 작가의 표현에 상상이 묻어나는 문체는 느낌이 다르다.
소재, 주제, 구성, 문체 등 어느 것도 작가의 상상을 벗어날 수 없다. 작가의 상상력은 작품의 결과 질을 달리한다.
상상하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도 누가 뭐랄 사람 없는데...
내 안에 감춰진 욕구와 감정이 상상의 문을 통해 드러날 수도 있는데...
장르가 무엇이든 간에 내 안에서 나온 이야기는 전부 내 것이다.
내 안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온몸으로 느끼다 보면, 내가 억누르고 살아온 욕구와 감정, 또는 어떤 기준들이 발견될 것이다.
작가는 모든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와 다른 사람을 묘사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인간에 대한 편협한 관점은 글을 쓸 때도 나타난다. 장르를 불문하고 글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물음과 상상
작가는 글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질 뿐, 답은 독자 스스로가 내리게 한다.
작가는 짓궂은 악동이다. 때로는 독자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가치관에 혼란을 주며, 그 속에서 스스로 답을 내리라고 함으로써 인생의 물음표가 지속되게 만드는 존재다.
인류의 발견과 발명은 숱한 물음과 말도 안 되는 상상으로 탄생했다.
작가는 물음과 상상에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작가가 되려고는 하지 않는다. 나를 뛰어넘는 순간의 버거움과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 나의 가치관과 부딪히는 일이 허다하다. 어느 선까지 받아들여서 어떻게 표현할지가 늘 고민이다.
그런 고민이 지속될수록 딜레마에 빠지고, 지나치면 슬럼프에 빠져 절필도 한다. 나는 글을 쓸 깜냥이 안 된다면서.
내가 생각하는 작가란, 정글을 앞장서서 헤쳐 나가는 사람이다.
앞에 길이 있을지 낭떠러지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정글을 즐기는 사람.
그렇게 길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정글로 남을 수도 있다. 수많은 사람이 그 길을 따라올 수도 있고, 다른 길로 돌아갈 수도 있다.
작가라고 해서 억지로 길을 만들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작가가 글로써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꼭 세상의 답일 필요는 없다.
발칙한 상상
다양한 상상은 인간을 자유롭게 만든다. 아이들의 성장은 이 무한한 상상력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상상력이 줄어드는 까닭은, 점점 사고의 틀에 갇혀 버려서이다.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무미건조한 삶은 인간을 피폐함 속에 몰아넣는다.
‘이렇게 사는 게 옳은가에 대한 의심과 불안’부터 ‘감정과 욕구를 억누르고 산 억울함’까지 각종 피해를 자아낸다.
상상은 현재의 삶과 분리하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그것을 통해 내 삶을 더 잘 볼 수 있다.
오래 글을 쓰다 보니 작가에게도 끼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나 못하는 끼 발산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글에는 노래, 춤, 연기, 말솜씨 등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게 포함된다. 작가에게 끼가 없다면 그걸 어찌 세심하게 표현해낼 수 있겠는가.
나는 독서할 때 간혹 연기자들이 대본을 읽을 때처럼 한다. 감정을 실어 읽으면 느낌이 한결 살아나고, 등장인물들과의 교감도 잘 되는 것 같아 재미있다.
이 또한 상상이 발동되는 하나의 예이다.
발칙한 상상과 끼를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면, 훨씬 즐겁고 흥미로운 글쓰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