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평균 5시쯤이면 눈을 뜬다.
아침저녁 기온이 내려가면서 거실에서 주로 쓰던 글을 침실 책상에서 쓰고 있다.
새벽에 쓰는 글은 집중이 더 잘 된다. 푹 자고 일어나 에너지 충전이 잘 된 덕이다.
그동안 다른 일에 바빠 소설 쓰는 데 집중을 못했다. 올해는 작품 활동을 해야겠기에 기획에 열중하고 있다.
원래는 드라마 공모전에 내려고 준비하던 것이었는데, 동시에 웹소설로도 쓰고 있다. 하나의 기획으로 동시에 쓰는 건 처음이라 시간이 몇 배로 걸린다.
기획만 몇 개월째인데 이미 버전 4까지 왔다. 앞으로 더 바뀔 것 같지만, 8월에 수업도 방학이라 모처럼 열중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출판사 본부장님에게 기획서를 보여줬더니, 아니나 다를까. 웹소설보다는 드라마에 맞는 기획이라며 제작사로 보내 보겠다고 한다. 아직 완성도가 높은 건 아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여전히 고치는 중에 있고, 시간도 꽤 걸릴 듯하다.
소재가 웹소설과 맞진 않지만, 흐름을 읽기 쉽도록 드라마 대본과 웹소설을 동시에 쓰는 중이다.
이번에 동시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건데, 대본과 웹소설의 구성이 확연히 다르다.
1. 웹소설은 맥락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글의 흐름을 길게 잡는다면, 드라마는 빠른 장면 전환으로 지루함을 피하게 된다.
2. 대사 톤이 다르다.
웹소설은 나도 모르게 문장의 완성도를 고려하는 습관이 있는데, 드라마는 현실 대사를 쓰는 게 더 자연스럽다.
드라마를 쓴 뒤 웹소설 대사로 옮기니 훨씬 캐릭터가 산다.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이전엔 모르고 지나간 오류나 실수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드라마 대사를 웹소설로 옮기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드라마 공모는 보통 기획서 20장 내외(30장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대본 2~4회가 기본이다. 회당 줄거리를 포함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구상이 되어 있어야 한다.
웹소설은 기획서의 정도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100화가 기본이고 그 이상도 쓰기 때문에 긴 호흡을 유지하려면 기획은 철저히 하는 게 좋다.
두 개의 공통점 하나는 절단신공이다. 다음 화를 보게 만드는 기술은 엔딩에 달렸다.
출판사에서도 드라마와 웹소설은 동시 진행도 가능하니 두 개 다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처음 기획한 대로 공모전에 내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아직 한 번도 공모전을 해본 적이 없어서 더 늦기 전에 도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마음이 바뀌어 출판사에 먼저 웹소설을 보내기로 했다. 출판사도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군데 시도를 해야겠다.
드라마도 아는 기획 피디님에게 보내서 피드백도 받고, 수정해서 공모전마다 도전하고.
암튼, 게으름을 버리고 다시 전투 모드로 돌아가기로.
8월 한 달 동안 글 쓰는 데만 집중했더니 예전 모드가 조금 살아나는 기분이다. 새벽을 깨워 글을 쓰자 하루가 길어졌고, 몰입도가 좋으니 쓰는 재미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