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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계약했어요.

웹소설 진행과정/계약

by 날자 이조영

1차. 출판사 계약


20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한 번도 공모전에 도전해 본 적이 없었다. 우연히 처음 책을 내게 된 후로는 자연스럽게 계속 책을 내게 되었고, 딱히 공모할 필요가 없었다.

드라마 일을 계속하다 보니, 드라마 공모전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제작사에 투고라도 해보자 싶은 마음에 준비를 시작했다.


때마침 8월 한 달은 방학하면 어떻겠냐는 수강생들 의견이 있었다. 기획하는 데 좀 더 집중할 수 있겠다 싶었다. 8월 한 달은 그렇게 드라마와 웹소설 기획의 시간으로 잡았다. 덕분에 버전 4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역시 글은 몰입하는 맛!


그런데 하반기에 드라마 공모전을 찾아보니 마땅한 게 없다. 내년 상반기까지 준비할까, 그전에 웹소설을 먼저 진행할까, 고민이 되었다. 애초에 드라마 기획으로 한 거라 웹소설과 맞지 않는 소재인 게 마음에 걸렸다.

피드백이나 받아보자 하고는 주 계약처인 출판사 두 군데에 보냈다. 그리고 오늘 한 곳과 계약했다.


계약에 앞서 가계약서를 받고, 몇 가지 사항을 조율했다.


1. 고료 선입금

2. 출판사와 작가 분배율

3. 드라마 대본 계약은 별개로 할 것


1번과 2번은 계약할 때마다 조율하던 부분이라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3번은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

보통은 웹소설을 드라마로 계약할 때 2차 저작권에 해당돼서 출판사와 작가의 분배가 이루어지지만, 같은 소재로 드라마 대본을 직접 써서 계약하는 경우는 별개로 한다는 조항이다.


웹소설과 드라마를 동시에 쓰는 작가도 드물고, 같은 소재로 드라마 대본을 써서 투고하는 경우도 아직까진 보질 못했다. 웹소설 계약을 하면 공모전은 포기해야 하기에 투고 쪽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부분은 드라마 제작사에 따로 문의를 드려봐야 한다. 제작사에서 웹소설로 드라마화를 하지만, 별도로 대본만 받는지는 알 수가 없는지라 여러 각도로 시도 중이다.


2차. 연재 플랫폼 계약


‘꽃과 총’은 로맨스보다는 현대 판타지에 가깝다. 앞으로 담당 편집자와 장르부터 세세한 것까지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야 하는데, 자칫 기획을 전부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긴장된다. 그렇게 해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면 몇 번을 갈아엎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짜 문제는 나의 역량이다.


웹소설 시장 중 제일 큰 곳이 카카오와 네이버다. 웹소설은 트렌드를 잘 타기 때문에 각 사이트와 맞지 않으면 계약이 어려워진다. 2차로 드라마화되는 것도 이 두 곳에서 연재한 작품이 많다.

'꽃과 총'은 카카오와 더 잘 맞는 느낌이긴 한데,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서 두 사이트 중에 안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방송 중인 노승아 작가님의 '법대로 사랑하라'도 네이버 연재작이다.


네이버 연재


3차. 드라마 계약


드라마 공모전은 사실 하늘에 별 따기인 데다, 당선이 된다고 해도 제작을 확답받기가 어렵다. 그럴 바엔 개인 투고나 웹소설이 잘 돼서 드라마화로 진행하는 게 훨씬 낫다.

‘미스터 백’의 원작이었던 ‘올드맨’도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에서 공모전을 준비하다가 출판사와 계약해서 드라마화가 된 케이스다.


요즘 웹소설, 웹툰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지면서 출판사와 드라마, 영화 제작사가 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에 계약한 작품도 드라마 기획서여서 제작사로 먼저 들어갔고, 드라마 쪽은 워낙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답을 기다릴 게 아니라 웹소설을 먼저 진행하는 쪽으로 정했다.



청어람 출판사는 얼마 전 방송된 강미강 작가님의 ‘옷소매 붉은 끝동’을 출간했던 곳이다. 드라마화가 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드라마로도 성과가 좋아서 반가웠다.



‘올드맨’도 여기서 출간한 작품이고, 가장 많이 출간한 곳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는데도 반갑게 받아주셔서 굉장히 고마웠다. 작가에겐 작품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처럼 반갑고 고마운 게 없다.


모쪼록 이번에도 합이 잘 맞아서 드라마 쪽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내가 직접 쓴 대본으로 드라마가 되길 소원한다. 그렇게 되기 이전에 웹소설이 정말 잘 되어야겠지만.


아직 1차 계약만 한 상태이고, 연재 플랫폼에 심사를 받으려면 준비를 빵빵하게 해야 한다. 드라마 대본 투고는 웹소설을 어느 정도 완성한 후에 할 예정이다.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기에 무척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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