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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자 이조영 Oct 24. 2022

삶 빼기 사(死)

제4장 삶 빼기 사(死)       

길고도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10월에는 연휴가 2주나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남편과 시골로 여행을 다녀올까 합니다. 다음엔 시골살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둘 다 시골이나 농사 같은 건 꿈도 꿔본 적이 없지만, NLP 코치인 내가 새로운 환경에 또 도전해 보려 작정했습니다.

작은 걸 다르게 해보는 훈련을 계속 하니, 이젠 과감하게 시골생활에도 도전하게 됩니다. 작은 훈련을 쌓은 덕에 나도 이젠 대담한 사람이 되었나 봅니다.


암흑기를 떠올리면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게 놀랍습니다.

일부러 사람들을 만나려고 오디오클립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 시작했는데, 매달 브런치 작가님들을 두세  만나다 보니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듯합니다. 이렇게 재밌고 즐거운데,  그리도 사람들 만나는  꺼려했는지 모르겠어요.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센터를 접고 온라인으로 전환할 때가 2020년이었습니다. 2년 동안 온라인에 적응하느라 힘들고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그 덕에 모르고 있던 온라인 세계를 알게 되었고, SNS도 할 줄 모르던 내가 나만의 브랜딩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본업인 웹소설 작가로 돌아와 출판사와 계약도 했지요.

무슨 일을 할 때 멀티플레이어가 안 돼서 답답했는데, 그동안의 훈련을 통해 멀티가 되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다르게 살면 다른 사람이 됩니다.


숱한 고난과 고통을 지나면서 깨달은 사실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거였습니다. 아직도  안에는 나도 모르는 내가 무수히 숨어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전환하는 게 아닙니다. 생각은 생각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내가 살고 있다고 생생하게 느끼도록 경험하는 게 중요합니다.


생각에 빠져 있는 사람은 경험에 인색합니다. 모든 에너지가 머리로 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럴수록 몸을 움직여 에너지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한 발짝도 걷기 힘든 사람에게 뛰라는 말은 잘못입니다. 한 발짝 걷는 게 우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라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게 아니라 시간대를 바꾸는 겁니다. 그 작은 일조차 누군가에겐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시도의 반복은 나쁜 습관을 고치고, 내가 목표한 습관을 들이는 것에 있어서 시작입니다. 그 시작조차 하지 못하겠다면 아직도 제 생각에 갇혀 있다는 반증이지요.


삶이란 온몸으로 느끼는 자체입니다. 느낌이 없어서는 살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실체 없는 생각을 사실로 만드는 것.

무가 유가 되고, 유가 무가 되는 무수한 반복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온전히 느끼는 것.

그게 바로 삶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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