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웹소설의 특성

웹소설 작업 과정/특성

by 날자 이조영

웹소설은 스낵이다.


과자를 먹으면서 심오하게 음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볍게, 심심풀이로, 먹는 게 과자다.

웹소설도 그렇다.

편당 5분이 안 되는 시간 안에 가볍고, 재밌게, 읽도록 한다. (3분이면 적당)


지문보다는 대사가 많고, 너무 화려하거나 미사여구를 많이 쓰지 않은 간결한 문체를 선호한다.

가독성을 고려해 줄바꿈은 한 문장이 보통이고, 두 문장 이상은 잘 쓰지 않는다.

너무 어려운 단어도 피한다. 되도록 쉬운 단어를 쓰는 게 단번에 쭉 읽히는 비결이다.


웹소설의 특성 : 가볍고 재밌게 단번에 쭉 읽히는 것


드라마나 영화도 그렇지만, 웹소설은 지극히 상업적이다.

드라마와 영화가 투자를 받아서 제작하듯, 웹소설도 연재라면 편당 100원의 결제 시스템 방식으로 이뤄진다.

요즘 카카오 페이지나 네이버 시리즈 경우, 무료 연재가 아닌 이상 출판사를 끼고 계약한다고 들었다.

그만큼 웹소설 시장이 커졌고, 작가들도 많아져서 경쟁이 심해졌다.

그 사이에서 웹소설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읽히는 글’을 써야 한다.


웹소설은 서비스업이다.


웹소설 작가는 머리가 터지게 써도, 독자는 편하게 읽게 하는 서비스다.

작가주의가 아닌 독자주의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하고, 독자의 주관심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네이버 시리즈 연재를 보면 ‘결혼’, ‘이혼’ 소재가 많다.


결혼을 했는데, 이혼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이혼한 남편과의 진짜 사랑을 알아간다.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하려고 하는 남자가 알고 보니 개자식이었다. 타임슬립으로 이전으로 돌아가 상황을 바로잡는다. 그 과정에서 진짜 사랑도 만난다.


이런 소재의 소설이 대박을 치는 바람에 비슷한 소설이 많아진 걸까?

이젠 너무 흔해진 소재에 제목만 봐도 질린다.

그렇다고 무시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결혼에 회의적인 사람이 많음에도, 이런 소재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웹소설은 출퇴근하면서, 잠자리에 들기 전, 잠깐 쉬는 시간을 활용한다는 걸 잊지 말자.

그때 독자가 원하는 건 현실을 떠나 판타지 세계에서 휴식하는 것이다.

독자는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때 기꺼이 돈과 시간을 지불한다.


웹소설은 대본의 확장판이다.


지문은 세 줄을 넘지 말란 말이 있다.

웹소설은 대사가 주를 이룬다. 그러므로 지문이 대사의 흐름을 깨지 않도록 한다.

대사만 봐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지문을 건너뛰고 대사만 읽는 독자도 많다.

카카오 페이지는 네이버 시리즈보다 지문이 좀 더 많아 보인다.

표현하는 데 있어서 규제가 많은 네이버보다 좀 더 자유로운 것도 카카오다.

그렇더라도 웹소설의 기본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웹소설은 대사 위주의 소설이다.


드라마 대본의 확장형이라는 게 적합할 것이다.

대본에서의 지문은 배경과 상황 설명에 해당된다.

재밌는 사례가 있다.

매년 드라마 단편 공모전에는 작품성이 뛰어난 대본들이 당선된다.

지문을 보면 문장도 유려하고 뛰어난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있다.

그런데 드라마로 찍기를 난감해한다.

왜일까?

작가의 지문을 영상으로 담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 표현하는 것과 영상으로 표현하는 건 다르다.

지문은 애매하거나 추상적이어선 안 된다.

추리가 들어가는 건 상관없지만,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은 턱턱 걸리는 방지턱 같아서 오히려 방해가 된다.


문체는 작가의 개성을 나타낸다.

짧은 문장 속에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려면, 많은 습작과 연구가 필요하다.

웹소설이 지문이 짧아 쉬워 보여도, 막상 써보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절제해야 할 게 더 많아서인지도 모른다.

3분 이내로, 기승전결에 맞춰, 재밌는 이야기를, 매회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매회의 이야기가 전체 이야기의 맥락과 맞아야 한다.


이 모든 걸 아우르기 위해선 웹소설 특성을 잘 알고 쓰는 게 중요하다.

몇 작품만 읽어도 그 특성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웹소설은 독자였다가 작가가 된 사람이 많다. 많이 읽는 사람일수록 그 감각을 익히는 데 유리한 건 당연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