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칭개 다라니경

꽃말에 묻다

by 이주형

지칭개 다라니경

꽃말에 묻다


투명의 깊이조차

가늠키 어려운 연한 잎도

채 눈도 뜨지 못한 여린 눈도

지독한 가시가 됨을


꽃들의 이름을 알고서도

더 한참 후에야 알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가시가 됨은

꽃이 지고, 새순이 돋고,

다시 꽃이 져도, 심지어 가시에

온몸을 내주고서도 몰랐습니다

아니 모른 척했습니다


늘 삭히지 못하는 마음,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마음에 또 가시가 돋으려 할 때

엉겅퀴와 마주한 지칭개를

보았습니다


몸에 가시를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그 가시를

스스로 지우는 것이라는 걸

지칭개의 맨드라한 꽃말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하지만 엉겅퀴보다

더 키를 키우려는 내 마음은

오늘도 마음이 밀어 올린

날 선 가시로 세상과 날을 세웁니다


가시 투성인 나를

지칭개가 그림자로

꼬옥 감싸 안습니다

그리고 흐르는 바람에

귀엣말을 합니다


사랑 아닌 고독이 없듯

고독 아닌 사랑이 없다

가시 아닌 마음이 없듯

마음 아닌 가시가 없다


머리를 풀고 하늘을 오르는

지칭개를 따라나서는 마음에

가시가 날개를 활짝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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