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꽃다지 관점

처용 랩소디

by 이주형

꽃다지 관점

- 처용 랩소디 -


아무리 말을 건네도

답은커녕 곁눈질 한번

받지 못했습니다

마음에 닿지 못한 말은

흔들릴 자격도 얻지

못한 채 멍이 들었습니다

그 멍에 뿌리를 둔 마음은

거리를 잇는 방법을

잊었습니다

꽃다지가 만든

동해로 가는 파도 길을

봄꽃이 지웠다는 사실을

처용은 마음에 묻었습니다

시간이 띄운 물수제비는

집배원이 되길

거부했습니다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숨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숨이 짧은 나는

마음도 문장도 짧다는

것을 꽃다지 등에

기대고서야 알았습니다

봄에도 물들지 못한

멍든 그림자를 달래어

일어서려는 순간

꽃다지가 저만치 앞서

노란 물수제비 다리를

띄웁니다

다리 가장자리에 핀

흔들리는 발자국에서

가사도 없는 노래가

들립니다 그 노래가

처용의 노래라는 것을

알 때 비로소꽃다지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노란 꽃대가 마음에서

멍을 걷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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