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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안다리 Jan 07. 2023

하기 싫은 것도 해보면..

얼마 전에 한 건강 검진 결과 처음으로 지방간 경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술도, 담배도 전혀 하지 않는데 왜 지방간일까? 

의사의 설명을 듣다 보니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것이 문제다.

그리고... 답은 다이어트다. 


게다가 요새 왜 인지 모르지만 몸무게가 갑자기 3,4 킬로가 늘더니 몸무게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건 좀 충격적이긴 하다. 

나는 체중에 늘 신경을 쓰고 산다. 

살이  좀 쪘다 싶으면 열심히 빼 보기도 하지만 그러다가 몸무게가 다시  늘고.. 

이러기를 반복해서 살아오면서 다이어트는 늘 달고 사는 숙제처럼 느껴진다. 

대체 언제 끝날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늘 달고 다니는 숙제. 

하지만 그렇다고 이 숙제를 목숨 걸고 열심히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부담감만 늘 가질 뿐이지.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다. 

건강 검진의 결과와 바뀌어진 몸무게의 앞자리 숫자 때문에 다이어트는 옵션이 아닌 숙명이 되어 버렸다. 

진짜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탄수화물 섭취를 어떻게 줄일지, 다른 조절할 것은 없는지 생각하며 남편과 대화하는데.. 남편이 말한다.


걷지 말고 달려야 해!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인 나는 걷기를 좋아한다. 

그래도 일주일에 적어도 두세 번은 꼭 한 시간 정도 씩  걷는데 남편은 항상 걷는 것보다는 달리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항상 달리기가 싫은 여러 이유를 댔다.


달리는 건 힘들어, 숨이 차고,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아. 못 하겠어. 


나에겐 달리지 못할 이유가 많았다. 실제로 남편이 하도 좋다고 해서 몇 번 달려 볼까 했으나 늘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걷기로 돌아왔다. 하지만 남편은 달려야지 어디 어디 살이 빠진다고 자주 얘기했었다. 

참고로, 우리 남편은 마라톤 완주를 하며 체지방이 거의 없다. 

흠.. 지금 상황은 뭔가 변화를 줘야 할 절체절명의 상황이긴 한 거 같은데.. 어떴게 던 지 몸무게 앞 자릿수를 다시 내려오게 해야 한다는 간절함에  


알았어. 앞으로는 달려 볼게. 


나는 달리는 게 싫지만 달려보기로 했다. 아주 천천히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5분이 넘으니 “그것 봐 너무 힘들잖아 헉헉..” 한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더 달려보았다. 

10분, 20분, 30분.. 계속 달리다 보니 처음보다 안정되고 속도도 붙기 시작한다. 

그 다음번도, 또 그 다음번도 나는 걷지 않고 달렸다. 

한 번에 한 시간 정도를 쉬지 않고 쭈욱 달린다. 

그러다 보니 무기력하던 몸에 힘이 생기고 기분도 업 되는 걸 느끼게 되었다. 

달리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그냥 계속 걷는 것 보다도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남편은 운동을 마치고 온 나에게 “오늘 걸었어? 달렸어?” 하고 물어 온다.  


이젠 달리는 게 좋아. 걷는 것보다.  


계속 걷기만 해 온 나에게 달리기는 생소했고 하지 못할 이유가 많은 듯해 보였다. 

그렇지만 정작 해보니 생각보다 달리기는 재미있었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지도 않고, 너무 숨이 차서 못할 정도도 아니었다. 

이제는 오늘 내가 달리기를 할 시간이 되나 스케줄을 매일 체크할 정도로 달리기가 좋아졌다. 

혹시 생각만으로 싫어! 못해! 하는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길 바란다. 


하기 싫은 것도 해보면.. 그 일을 아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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