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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안다리 Aug 09. 2023

가끔 하늘을 보자!

지금 제주에서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남편은 

종종 바다나 아름다운 제주 풍경 사진을 보내오곤 한다. 

우리가 태국에서 사는 지역은 내륙이다 보니 

가장 가까운 바다가 파타야인데 차로 8-9시간 정도를 가야 한다. 


그런 우리에게 바다를 보는 것은 큰 이벤트인데 

제주도에서 3개월간 훈련을 받으며 

아름다운 섬의 풍경과 바다를 가까이하니 얼마나 행복하고 좋을까.

그저 핸드폰으로 찍었을 뿐인데도 

남편이 보내온 제주 바다의 사진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동영상에서 파도가 철썩 거리며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으니 

나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운동을 하느라 동네 놀이터 옆 길을 따라서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우기라 비가 자주 오다 보니 구름이 많은데 

구름과 적절히 섞인 파란 하늘의 색깔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한국은 미세먼지가 많아져서 파란 하늘을 보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감사하게도 이곳은 늘 파란 하늘을 볼 수가 있다. 

그냥 파란 하늘도 예쁜데 구름과 적절히 조화를 이룬 모습은 또 그만의 매력이 있다. 


걷다가 하늘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고개만 살짝 들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데 

왜 내 눈은 하루종일 컴퓨터 화면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느라 바쁘고 지쳐서 잠깐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나 보다. 


고 1 때 우리 반은 담임 선생님을 필두로 우리 반 만의 문학집을 만들었다. 

각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서 문학집에 싣고 이름을 붙였는데 그 이름이 

“가끔 하늘을 보자”였다.

가끔씩 그 문학집을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촌스럽고 웃긴 이름을 붙였을까 하며 웃는다. 

그래도 우리 만의 추억이 담긴 재밌는 활동이었다. 


그런데 오늘 하늘을 보다 보니 그 문학집이 떠오른다. 

17살 순수하고 열정 많던, 그리고 뭘 모르던 우리는 

왜 “가끔 하늘을 보자”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어른이 되면 먹고사느라 바빠서 

한번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없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그 제목이 그렇게 촌스럽고 웃기기만 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조용히 나 자신에게 얘기해 본다.


그래! 주위를 좀 둘러보고 살아야지..

너무 쫓기고 지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즐기자..

가끔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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