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나라, 르완다

문뜩문뜩 깜짝깜짝 놀라다

by 묵묵

르완다에 살다 보면 기대하지 못했던 신기한 일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제 입장에서는 제법 긴 시간을 르완다에서 살고 있지만, 아직도 예상치 못한 공간과 시간에서 저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것들을 만날 때가 많습니다. 가령 이런 것들입니다.


르완다에는 하체에 비하여 상체와 엉덩이가 기괴하게 발달한 남자와 여자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엉덩이가 허리의 세 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큰 자체도 신기한데, 더 신기한 건 이들이 분명히 엉덩이보다 작아 보이는 사무용 의자에 그 엉덩이를 욱여넣을 수 있는다는 점입니다. 그런 체형의 사람들은 비행기 이코노미 좌석 하나로는 모자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앉기는 하더라도 옆자리 승객의 엉덩이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 테니까요. 그런 체형을 가진 사람들 중 일부는 그 체형으로 달리기도 하고 농구도 즐깁니다. 비율에 맞지 않게 발달한 상체와 엉덩이 때문에 더욱 빈약해 보이는 무릎과 발목이 그 체중을 어떻게 견딜 수 있나 궁금합니다만, 성희롱 같아 위험하니 차마 물아볼 수는 없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다니거나 양말을 신고 다니지 않는 르완다 사람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제가 사무실이나 식당에서 혹은 맨발로 청소하는 청소부들의 발바닥을 보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제가 변태처럼 남의 발바닥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시커먼 살결 색에 반하여 상대적으로 밝은 색인 그들의 발바닥이 유난히 제 눈에 잘 뜨이기 때문에 자꾸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의 발바닥을 볼 때마다 저는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마치 잘 씻지 않은 동양인의 때 탄 피부색 같은 발바닥이 지저분해 보이는 데다, 한 번 보고 나면 자꾸 제 눈 앞에서 이상하게 어른거리기 때문입니다.


요즘 르완다 남자들의 구두는 전부 뾰족구두입니다. 발끝에서 급격하게 좁아지다 구두코에 이르면 엄지손가락만 한 넓이가 됩니다. 얼마 전에는 새 구두를 사려고 시내 상점을 몇 군데 돌았으나 제가 원하는 구두코가 부드럽게 마무리된 한국식 구두를 찾지 못하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뾰족구두를 신을 만큼 패셔너블한 남자가 아니거든요.


르완다인들이 오토바이 택시를 타는 모습 역시 제 눈에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들이 오토바이 위에서 아주 여유롭기 때문입니다. 다른 안전장치가 없기도 하지만, 이들은 절대로 운전사의 허리나 옷을 잡지 않고 한 손을 뒤로 내밀어 엉덩이 받침을 잡거나 아예 아무것도 잡지 않고 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부는 팔짱을 끼거나 더 위험하게는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갑니다. 제 눈에는 아주 아슬아슬하지만, 그들은 태평입니다.


르완다 노동자들은 도로 옆 풀밭이나 화단에서 잡초 제거를 할 때 낫 같은 작은 도구를 쓰지 않습니다. 대신 이들은 끝이 살짝 구부러지고 길이가 1미터쯤 되는 긴 칼로 풀을 벱니다. 그 칼을 힘차게 휘둘러 풀을 뽑다시피 베는 데 제가 보기에는 참 답답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위험하기도 하고 풀을 베는 속도도 느리기 때문입니다. 앉아서 낫으로 베면 훨씬 빠르고 어깨도 덜 아플 텐데 이 사람들은 낫의 존재 자체를 모릅니다. 저한테 헤보라고 시키면, 몇 번 못 휘두르고 어깨가 빠질 것 같습니다.


르완다 노동자들이 우리들보다 훨씬 잘할 것 같은 것도 하나 있습니다. 이들은 돌담 쌓기의 달인들인데, 규격에 맞게 찍어낸 타일 같은 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돌 덩어리들을 가져다가 망치로 평평하게 깨고 크기에 맞게 잘라내어 돌담을 쌓습니다. 다 쌓아놓은 돌담을 보면, 밖으로 노출된 면이 거의 수평에 가깝고 돌 사이의 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단단하고 멋진 돌담이 됩니다. 한편 맨 손으로 돌을 나르고 다듬는 게 많이 위험해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시멘트보다 돌담이 많은 르완다에서는 돌담을 쌓기 위하여 돌을 평평하게 다듬고 쌓아 올리는 신기한 구경은 흔한 일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떨어진 거리만큼 먼 나라, 신기한 나라 르완다에 살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14일

묵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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