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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해시태그

by 은파

준호는 숨을 헐떡이며 경찰서에 도착했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박지훈의 집에서 가져온 USB가 꼭 쥐어져 있었다. 서유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맞이했다.

"준호씨, 괜찮아요? 무슨 일 있었어요?"

준호는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나중에 설명할게. 지금은 이게 더 중요해."

그는 USB를 들어 보였다. 서유진의 눈이 커졌다.

"그게 뭔가요?"

"박지훈의 집에서 찾았어. 누군가가 이걸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아."

두 사람은 서둘러 컴퓨터실로 향했다. 그들은 바이러스 검사를 거친 후 조심스럽게 USB의 내용을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수많은 파일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해시태그_분석.txt' 파일이었다.

파일을 열자, 준호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이건···."

서유진이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뭐죠? 뭘 발견했어요?"

"박지훈이 실종된 인플루언서들의 해시태그를 분석한 결과야. 그리고 여기에 뭔가 패턴이 있어."

두 사람은 파일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박지훈은 사라진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한 해시태그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그 안에 숨겨진 패턴을 분석해놓았다.

"봐, 여기,"

준호가 화면을 가리켰다.

"각 해시태그의 글자를 모아서 분석한 것인데, 하나의 메시지가 완성되어 있어."

서유진이 눈을 크게 떴다.

"정말이네···. 이건 마치···. 암호 같아요,"

준호가 말을 이었다.

"누군가가 이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어."

두 사람은 계속해서 파일을 분석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실종된 인플루언서들의 해시태그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고, 그 패턴을 해독하면 특정한 메시지가 나타났다.

"마지막 진실, 그림자 진실, 비밀은 어디에?"

준호가 중얼거렸다.

"이 해시태그들···. 단순한 우연이 아니야."

서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이건 분명 누군가의 의도적인 행동 같아요. 하지만 왜 이렇게 복잡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일반 대중들의 눈을 피하면서도, 특정 대상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거 아닐까?"

"특정 대상이라면···. 북한?"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개연성이 높아. 하지만 아직 확실한 건 아니야."

그들은 계속해서 파일을 분석했다. 박지훈은 각 해시태그의 사용 빈도, 시간대, 심지어 해시태그와 함께 사용된 이모티콘까지 모두 분석해놓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준호씨, 여기 좀 봐요,"

서유진이 화면을 가리켰다.

"이 패턴···. 마치 모스 부호 같아요."

준호의 눈이 커졌다.

"그래! 정확히 그거야. 해시태그의 길이와 순서를 모스 부호로 해석하면···."

두 사람은 서둘러 해독을 시작했다. 발견된 메시지는 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작전 개시. 목표물 확보. 대기 지점으로 이동."

"이건···,"

서유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군사 작전 같아요."

준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일이 벌어지고 있어."

그때, 갑자기 컴퓨터 화면이 깜빡거리더니 꺼져버렸다. 그리고 곧이어 건물 전체의 전기가 나갔다.

"뭐지?"

서유진이 놀라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준호는 즉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유진아, 이건 우연이 아닌 것 같아. 누군가가 우리를 방해하려고 해."

그들은 서둘러 USB를 빼고 밖으로 나왔다. 경찰서 전체가 혼란에 빠져 있었다.

"모두 침착하세요! 비상 전원을 가동하세요!"

서유진이 소리쳤다.

준호는 주변을 살폈다. 그의 직감이 무언가 위험을 느꼈다.

"유진아, 우리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해."

"뭐요? 하지만 왜요?"

"설명할 시간이 없어. 그냥 날 믿어."

두 사람은 서둘러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그들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큰 폭발음이 들렸다. 그리고 경찰서 한쪽이 폭발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설마···."

서유진이 충격에 빠진 채 중얼거렸다.

준호는 서유진의 손을 잡아끌었다.

"가야 해, 지금 당장!"

그들은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주변은 혼란 그 자체였다. 사이렌 소리, 사람들의 비명, 그리고 계속되는 폭발음.

"준호씨,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서유진이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어.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우리가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발견했고, 누군가가 그걸 막으려고 하는 것 같아."

그들은 잠시 한적한 골목에 숨어 숨을 고르며 상황을 정리했다.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서유진이 물었다.

준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선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해. 그리고 우리가 발견한 정보를 더 자세히 분석해야 해."

"하지만 어디로 가죠? 경찰서도 안전하지 않은데···."

준호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심한 듯 말했다.

"내가 아는 곳이 있어. 거기라면 안전할 거야."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골목길을 따라 이동했다. 약 30분 후, 그들은 오래된 창고 건물 앞에 도착했다.

"여긴 어디죠?"

서유진이 물었다.

"내가 경찰을 그만두고 난 후에 은신처로 사용하던 곳이야. 아무도 모르는 곳이지."

그들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작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기본적인 생활 도구들이 갖춰져 있었다.

"자, 이제 좀 안전해졌어, 여기서 우리가 발견한 정보를 더 자세히 분석해보자.“

준호가 말했다.

그들은 다시 USB의 내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박지훈의 분석은 매우 상세했고, 그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패턴들도 있었다.

"봐, 여기,"

준호가 화면을 가리켰다.

"실종된 인플루언서들이 특정 장소에서 찍은 사진들이 있어. 그리고 그 장소들을 지도에 표시하면···."

서유진이 눈을 크게 떴다.

"이건···. 북한으로 가는 경로네요!"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누군가가 이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해 북한으로 가는 비밀 루트를 전달하고 있어."

"하지만 왜? 왜 이렇게 복잡한 방식으로?"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이건 단순한 탈북이 아닐 거야. 뭔가 더 큰 계획이 있을 거야."

그들은 계속해서 정보를 분석했다. 그리고 점점 더 충격적인 사실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준호씨, 여기 좀 봐요. 이 인플루언서들,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어요.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 출신들이고. 과학자, 엔지니어, 심지어 정부 고위 관료의 자녀도 있어요."

서유진이 말했다.

준호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래···. 이건 단순한 납치가 아니야. 그들은 우리나라의 주요 인재들을 노리고 있어."

"하지만 어떻게 이 인플루언서들을 조종한 거죠? 그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짓을 했다고는 믿기 힘들어요."

준호는 다시 파일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에 특이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봐, 이 사진들. 실종된 인플루언서들이 모두 특정 팔찌를 착용하고 있어."

서유진이 자세히 살폈다.

"그러네···. 이 팔찌, 뭔가 특별해 보여요."

"맞아. 이건 단순한 장신구가 아닐 거야. 아마도 이걸 통해 그들을 조종하고 있을 거야."

두 사람은 계속해서 정보를 분석했다. 그들이 발견한 것들은 더 충격적이었다. 북한은 최종 작전 거점이 아니라 우회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북한을 위장 거점으로 활용한 새로운 사이버 전략, 주요 인재 납치 계획,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더 큰 음모.

"준호씨,"

서유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우리 둘이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일 같아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죠?"

준호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해결할 수 있겠어? 지금 우리 외에는 아무도 이 정보를 모르고 있어."

"그래도 너무 위험해요. 우리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요."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김수아를 떠올렸다. 그녀와 다른 실종자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상상도 할 수조차 없었다.

"유진아, 나는 포기할 수 없어. 수아와 다른 실종자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을 끝까지 해결해야 해."

서유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말했다.

"알겠어요. 나도 함께할게요. 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 해요."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우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해.“

서유진이 곰곰이 생각하면서 물었다.

"누구 생각나는 사람 있어요?“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응, 한 명 있어. 내가 경찰 시절에 알게 된 사이버 수사 전문가야. 그의 이름은 강민우. 그는 매우 뛰어난 해커이자 데이터 분석가야. 그의 도움이 있다면 우리가 발견한 정보를 더 깊이 파헤칠 수 있을 거야."

서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그에게 바로 연락해요."

준호는 조심스럽게 강민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 후,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민우야, 나 준호야."

잠시 침묵이 흘렀다.

"준호? 오랜만이네. 무슨 일이야?"

준호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민우야, 네 도움이 필요해. 아주 중요하고···. 위험한 일이야."

강민우의 목소리가 진지해졌다.

"무슨 일인데?"

준호는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다. 인플루언서들의 실종, 해시태그의 비밀,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충격적인 사실들에 대해.

"그래서 네 도움이 필요해.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더 깊이 분석해야 해."

강민우는 잠시 말이 없었다. 잠시 후 그는 결심한 듯 말했다.

"알았어. 도와줄게. 어디서 만날까?"

준호는 은신처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조심해서 와.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는지도 확인하고."

전화를 끊은 후, 준호와 서유진은 강민우를 기다리며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 약 한 시간 후,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

준호가 문을 열자 강민우가 서 있었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들어와."

준호가 말했다.

강민우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상황이 심각해 보이네."

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발견한 걸 보면 너도 놀랄 거야."

그들은 강민우에게 지금까지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강민우는 묵묵히 듣다가 가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설명이 끝나자 강민우가 말했다.

"자, 그럼 데이터를 보여줘."

그들은 USB의 내용을 강민우에게 보여주었다. 강민우는 빠르게 데이터를 훑어보더니 곧 집중하기 시작했다.

강민우가 말했다.

"이건···. 정말 대단한 발견이야. 하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게 많아.“

"어떤 점에서요?"

서유진이 물었다.

강민우는 화면을 가리켰다.

"봐, 이 해시태그들. 우리가 해독한 것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어. 이건 다중 암호화된 메시지야."

준호와 서유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중 암호화라고?"

준호가 물었다.

강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첫 번째 층은 우리가 이미 해독했어. 하지만 그 안에 또 다른 암호가 숨겨져 있어. 이걸 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서유진이 물었다.

강민우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글쎄···. 최소 24시간은 걸릴 겁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뭔데?"

준호가 물었다.

"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해. 지금 이 USB는 너무 위험해. 이 데이터를 여러 곳에 분산 저장하고, 암호화해야 해."

준호와 서유진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강민우의 제안이 타당해 보였다.

"알았어. 그럼 어떻게 하면 돼?"

준호가 말했다.

강민우는 즉시 행동에 나섰다. 그는 여러 개의 작은 USB를 꺼내 데이터를 나누어 저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의 USB에 강력한 암호를 설정했다.

"자, 이제 이 USB들을 각자 다른 장소에 숨겨야 해,"

강민우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 셋만 알고 있어야 해."

준호와 서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각자 USB를 받아 들고 어디에 숨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강민우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이제부터 일반적인 통신을 사용하면 안 돼. 누군가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을 거야."

"그럼 어떻게 연락을 주고받죠?"

서유진이 물었다.

강민우는 작은 장치 세 개를 꺼냈다.

"이건 제가 개발한 보안 통신 장비입니다. 암호화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절대 추적할 수 없어요."

준호는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강민우를 바라보았다.

"역시 넌 대단해, 민우야."

강민우는 쑥스러운 듯 웃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야."

그들은 각자의 역할을 나누었다. 준호는 실종된 인플루언서들의 가족들을 만나 추가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서유진은 경찰 내부에서 조용히 정보를 모으고 상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그리고 강민우는 데이터 해독에 전념하기로 했다.

"모두 조심해,"

준호가 말했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잖아."

서유진과 강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48시간 후에 다시 만나자,"

강민우가 제안했다.

"그때까지 각자 할 일을 하고."

그들은 마지막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결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그들은 단순한 동료가 아닌, 운명을 함께하는 동료가 되었다.

준호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김수아를 떠올렸다.

"기다려, 수아야.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

그렇게 그들의 위험한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지만, 이 사건의 끝에는 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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