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일

by 꽃채운

부끄러운 일

-꽃채운-



나이가 들 수록, 해가 갈수록

더 열심히 살고자 했다

누구보다 잘 살고자 했다


그 독한 마음먹어

탈이라도 났는지

속앓이를 한다


평범하게 한 해를 보내는 게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게

더 앞서 나가지 못한 게


뭐가 그리 부끄러운 일이라고

뭐가 그리 창피한 일이라고




아침저녁이면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긴 여름이 갔습니다. 하나 둘 낙엽이 지는 가을이 왔습니다. 올해도 세장밖에 남지 않았네요. 바람이 선선해지니 자꾸 마음이 급해집니다. 불안해졌습니다. 올해는 뭘 했지, 무엇을 이뤘더라. 남은 일은 뭐지, 올해는 잘 살았나. 남들보다 나았나?

실체도 없는 완벽한 타인과 비교하며 온갖 상념에 몸을 내주고 맙니다. 무기력이 도진 듯 상념들이 가득 차 무거워진 몸은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할 일은 쌓여가는데,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합니다.


이런 나를 달래주고 싶어 시를 씁니다.

평범한 한 해를 보낸 게 뭐가 부끄러운 일이니.

남들보다 조금 부족했을 수도 있고 더 앞서지 못할 수도 있지.

삶은 경쟁이 아닌걸.

삶은 초를 다투는 스포츠 경기가 아닌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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