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해도 더는 확장을 시도하기엔 사업성이 너무 떨어지고 있었다. 들어가는 인풋 대비 아웃풋의 결과치는 처절하리만치 적었다. 그래서 진행된 논의에 대해 나 역시 동의했고 최종적으로 회사에서 종료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기다렸다.
그래야 각 고객사 별로 정리해야 할 후단 프로세스를 마무리할 수 있으니까.
그 와중 새로운 사업부가 구성되고 그 안에서 해당 사업 목표를 잡아야 하는데,
그조차도 수정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난항이 펼쳐졌다.
맨 앞단의 사업 계획이나 매출 목표를 결정하는 것에서 계속 씨름은 벌어졌고
그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없었다.
하라는데, 그러니까 뭘? 최종 결정이 난 거냐, 하면 아직도 최종 컨펌중이라고 하고
완벽히 마무리된다던 사업 조차도 매출이 발생되는 고객사에 대해서 종료를 하지 못한 답보 상태.
어느 것 하나도 말끔하게 마무리가 되거나 시작되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나는 GOAL 지점을 잃어버린 토끼처럼 방황했다.
그래서 사실 그 동안 못 쉬던 휴일도 이참에 쉬자라고도 생각했고, 결국 뭐라도 일단 시작을 해보고 있자라고도 생각했다.
한동안 정시 퇴근을 못 했는데 간만에 정시 퇴근도 할 수 있었다.
그 와중 영업팀에 해당하는 팀원은 같이 사업계획을 짜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사업 목표와 매출 목표는 당신이나 내가 짜는 게 아니라고.
그걸 실제화 시켜서 어떻게 달성할 건지 실무로 끄집어내는 게 우리 업무라고.
그렇게 4월 말이 가까워졌는데도 여전히 부서 사업 계획서는 수정중이었다.
그러다 해고 통보 첫째날,
면담을 진행하자는 말에 드디어 매월 OKR을 진행해야 하는 걸 이제야 하나보다 싶어서
어떤 걸 목표로 해나가겠다, 개선해 나가겠다 말할 참이기도 했다.
그 동안 나는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 내 포지션을 기반하여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체화하기 위한 면담을 계속 요청했지만 실제로 1월 초창기 진행 이후 해당 면담은 없었다.
내심 기대에 차 있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인사 평가 결과로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다, 나가라라는 통보였다.
부당하다, 도대체 퇴사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
물어도 명확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고 업무태도 불량 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태도 불량? 내가? 머리 속의 피가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무단 결근을 한 것도 아니고, 연차 사용시 실상 묻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대면이 없는지 대체가 가능한지 확인한 다음에야 신청했다. 업무적인 부분에 대해서 집중도가 떨어졌다고 말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결함을 저지른 적은 맹세코 없었다.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제야 겨우 다시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았고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만약 내 태도가 문제가 있고, 업무 성과가 문제가 있다면 해당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그 부분에 대한 개선방안을 나에게 받은 뒤 이후에도 평가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나가겠다라고 답했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