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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Jun 28. 2024

지구가 작아지고 있어요

환경보호에 진심인 우리집 3호, 축복이

#유치원에서 배운 많은 것을 집에 와서 전하는 막내, 축복이


우리집 3호, 축복이(태명)는 한참 이쁠 때다. 여시짓으로 엄마 아빠의 마음을 롤러코스터를 탄듯 오르락 내리락한다. 유치원에서 다녀오면 배운 내용을 이야기 보따리 마냥 신나게 풀어 놓는다. 고래에 대해 배운 날은, 고래의 종류는 무엇이 있는지 고래의 특징은 무엇인지, 고래가 왜 멸종되어 가는지 등에 대해 말한다. 최근 유치원에서 ‘환경’ 단원에 들어갔다. 집에 오자마자 축복이는 종이와 연필을 찾았다. 지금 당장 동화책을 만들어야겠다며 종이를 들고 왔다. 나는 스테이플러를 이용해 종이 한가운데를 고정시켜 책처럼 만들어주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축복이는 글자쓰는 걸 알려달라며 자신이 그린 책을 들고 왔다. 나는 아이가 불러주는대로 종이에 받아적었고 아이는 그 글을 열심히 따라 썼다.

<나무랑 지구를 구해요> 글그림 주시아


#동화책의 내용


동화책의 요지는 이렇다. 어른들이 자꾸 나무를 베니 지구가 작아지고 있다(여기에서 지구가 작아진다는 말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자 침수되는 육지로 거주할 땅이 점점 줄어듦을 의미). 이때 주인공 누리, 누디 남매는 열심히 기도하고, 직접 나무를 심어서 ‘작아진 지구’ 살리기에 앞장선다. 나름 스토리 있고, 메시지가 있고, 진지함과 감동도 있다. 이런 내용의 책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7살 축복이를 보며 엄마 마음은 한없이 기쁘다.



#지구가 작아지는 게 무섭고 슬픈 아이..

그걸 위로하는 엄마, 해결방안을 내놓은 언니


이후로 길을 갈 때에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길가의 쓰레기를 지적질하여 엄마 손에도 쓰레기가 하나 이상은 들려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축복이는 그날도 유치원에서 배운 환경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

“엄마, ‘물에 잠긴 나라’라고 유튜브로 찾아봐요. 지구가 아파서 물에 잠긴 나라가 있어요.”라고 말하며, 이러다 우리집도 물에 잠기고 우리는 갈 데가 없어지는 거 아니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차라리 지금 천국갈래.” 라고 말하며 대성통곡을 하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이 너무 귀엽기도 하고, 어린 아이의 마음에 너무 큰 짐을 안겨주어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아이를 안아주며, 엄마가 미안하다고, 어른들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금 천국가겠다는 소리에, 놀란 언니는 설명을 덧붙였다. ​


“축복아, 지금 천국가면 우리 다 죽어야한다는 뜻이라 안 되고 일단 우리가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역시, F(감정형)인 나와 달리 T(사고형)인 축복이 언니는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여 우는 아이도 달래고 놀란 아이 마음에 적절한 약도 발라주었다. 당장에 이것저것 실천하자며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일단 딱 한 가지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바로, ‘비누 사용하기’이다. 일단 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거품이 줄어 수질오염이 더디 되고, 비누로 손을 씻으면 불필요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심지어 건강에도 좋다는 게 축복이 언니의 논리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런 활동들. 전세계 인구가 함께한다면 분명 변화가 올 것이다. 단, 모두가 함께 반드시 해야..한다..

“지구야, 작아지고 있는 너를 응원해.

지금 우리가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너와 우리 모두를 위해 한 가지씩 실천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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