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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Jul 01. 2024

어쩌다 ‘이것’까지 하고 있는 거야.

그림책 작업에 세 번째 참여하는 중

외동을 둔 엄마는 바쁘다. 두 명의 자녀를 둔 엄마도 바쁘다. 세 명 이상의 다둥이를 둔 엄마 역시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바쁜데, 나는 세 자녀나 두었으면서 어째서 육아, 일, 독서인증방, 2개의 책모임도 모자라 ‘이것’까지 뛰어든 걸까?


인천광역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그림책 사업을 한다. 작년 ‘미해독(글자를 읽고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함)’ 사업에 이어 올해는 ‘가족체류형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위한 그림책 사업을 말이다. 이번에도 인연이 되어 그림책 사업에 합류했다.

작년에는 뭘 모르고 재미있는 도전을 한다는데 의의를 두어 참여했다. 내가 직접 작업한 그림책이 나오는 것, 그림을 그린 대가로 수당을 받는 것, 작가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사실로 내 심장은 한없이 벌렁벌렁 펌프질 했다.

올해는 마음가짐이 조금 다르다. 우선 작년과 달리 작업량이 많다. 또, <신기한 스쿨버스>와 같은 명확한 콘셉트가 있어 더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 준비기간이 한 달 이상이던 작년과 달리 이번엔 고작 2주다(이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 마감이 7월 12일이라 이젠 2주도 안 된다.

작년에 비해 오른 수당만큼 마음의 부담이 최소한 3배나 크다. 한 번에 수락하지 않고 고민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마음을 열어 합류의사를 밝혔는데, 하필 배정된 그림책이 만화책 느낌이라 더 많은 구상과 컷이 필요하다. 보통 한 페이지에 한 컷의 그림을 그리는데, 그 책은 한 페이지에 3~6개의 컷을 그려야 한다. 스스로 실력이 안 되는 걸 알기에 포기선언 했다. 능력밖이라 어려울 것 같다고. 감사하게도 리더 작가님이 내 앞으로 남겨진 그림책을 맡기로 하셨다.

작년에 작업한 그림책 3권

다른 그림책 작가님들은 벌써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난 아직도 내가 그릴 그림책의 그림체와 내용을 모른다. 내일 즈음 일부 전달해 주신다는데, 마음먹기가 어려운 만큼 그림체 전달받기도 어렵다.

과연 7월 12일까지 30페이지 가량되는 그림책을 완성할 수 있을까? 동화책 내용을 받으면 그림을 구상, 초안 스케치, 채색하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거기다 수정작업 기간까지 필요하니, 마음이 번잡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과정 당 3일 안에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가능한가, 가능하겠어..? 하아.. 생각할수록.. 답이 없다..

보통 잠잘 시간 되면 잘 자는 편인데, 3일째 밤잠을 못 들고 있다. 아무래도 마음의 짐이 내 몸뚱아리보다 훨씬 더 큰 모양이다. 아무래도 당분간 독서도 글쓰기도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약 2주 후, 부디.. 그림책 작업을 잘 마무리했다는 기쁨의 글 세리머니를 남기고 싶다.

쉽진 않겠지만, 이번에도 잘해 보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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