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며...

프롤로그

by 윤기




이번 연재를 기획하면서 작년에 연재했던 [일상의 숲 행복의 조각]의 에필로그를 읽어 봤는데 그중 유독 밟히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강박이 되기도 하더라고요...'라는 한 줄이었는데 몇 마디 안 되는 그 짧은 글을 보자 지난 2년 간의 글쓰기가 슬라이드 필름을 펼쳐 놓은 것처럼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일요일마다 연재를 이어오며 큰 행복과 성취감을 느낀 순간이 많았지만 어떤 장면에선 꽤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습도 보이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자 마감이란 결승선을 반복해서 달리기만 했을 뿐 차올랐던 숨을 제대로 정돈한 적이 없었단 걸 알게 됐습니다. 이쯤에서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고 글 쓰는 걸 멈추고 싶진 않았고요. 그저 한 번쯤은 턱 밑까지 차오른 숨을 길게 토해내야겠단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목요일의 사건]은 매주 목요일마다 벌어지는 저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는 에세이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미래와 웬만해선 특별하지 않을 저의 일상을 조금은 관조하는 자세로 담아 볼 생각입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 정해진 요일에 만난 순간을 글감으로 이어간다는 게 어쩌면 무모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무모함 속에서 생각지 못한 의미와 재미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앞으로 담아낼 이야기가 허세 가득할 수도 있고 한없이 가벼운 일기와 같은 모습일 때도 있을 겁니다. 때로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혼자만의 세상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기록할지도 모르고요. 뭐가 되었든 최대한 솔직하고 편하게 담아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저는 뻔뻔하게 독자에게 기대어 연재를 이어갈 테니 올해도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6년 1월 1일,

집 안 거실에서...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