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

by 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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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목요일의 사건」의 저자 윤기입니다.


이번 주도 제게는 평소와같이 대단한 사건이란 건 없던 목요일이었습니다. 그냥 혼자 산책을 나간 게 전부였어요. 그러다가 무엇을 떠올렸는데 그것이 발단이 되어 이번 연재에 발행할 원고를 작성했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던 불편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담았습니다. 초고는 막힘이 없었는데 퇴고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이 글은, 아직은 세상 밖으로 내보낼 만한 글이 아니란 것을요. 용기가 없던 것일 수도 있고 준비가 미흡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는 발행 버튼을 누르고 싶지 않단 마음이었습니다. 결국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건 글이 아니라 마음이었던 거죠. 그래서 멈췄습니다. 다른 글감을 찾아 연재를 이어갈까 생각해 봤지만 그만두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처음 이 연재를 기획하며 가졌던 마음을 지키고 싶어서였습니다.


「목요일의 사건」을 기획할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글은 저에게 두 가지 도전이 될 것이라고요. 첫 번째는 글쓰기 훈련에 대한 관점이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매주 일요일에 한 편의 글을 쓰면서 한 주 동안 벌어진 일에서 글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글감이 될 수 있는 날을 단 하루로 제한한다면 제가 얼마나 연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어떤 글을 쓰게 될지 궁금했습니다. 만약 그런 여건에서조차 글을 쓸 수 있다면 제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런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두 번째는 포기하는 마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저는 계획한 일에서 벗어나는 걸 힘들어하는 성향입니다. 특히나 그것이 오롯이 나로 인해 흐트러지는 것이라면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매주 글감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겠지만 만약 그만한 주제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다가올 무거운 감정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길 바랐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저에겐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번 주, 저는 열심히 글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는 포기입니다. 하지만 평소보다 마음은 불편하지 않습니다. 평온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이것도 연습하다 보면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마음이 조금씩 정돈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처음에 왜 글을 쓰기로 했던 건지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위해 글을 쓰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거든요. 이 글은 공개할 목적이 아니었지만(포기를 기록하기 위한 글이었습니다) 어쩌면 제 연재를 기록하는 면에서 볼 때 나름의 유의미함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대신에 평소와 달리 경어체로 바꾸어서요. 어쨌든 이번 연재는 쉬어갑니다. 그리고 연속해서 다음 주에도 쉴지도 모를 일입니다. 글감을 찾을 수 없다면 한 달이 될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웬만해선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늘 저의 글과 함께해 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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